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투자심리 꽁꽁…당분간 대세전환 힘들듯"

지난달 펀드유입액 급증불구 지수방어 턱없이 부족<br>"장기적 관점선 1,600선에서 매수 나설만" 분석도


"투자심리 꽁꽁…당분간 대세전환 힘들듯" 지난달 펀드유입액 급증불구 지수방어 턱없이 부족"장기적 관점선 1,600선에서 매수 나설만" 분석도 이상훈 기자 flat@sed.co.kr "대세전환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양정원 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 "1,600선에 도달하면 들어가기 좋은 타이밍이다." (이윤규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 2일 코스피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인 1,600선 근처까지 내려서자 국내증시의 최대 매수주체인 투신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날 투신권은 3,224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지수하락의 유일한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 하지만 대부분 프로그램 차익거래 부분에 쏠렸다는 점에서 향후 대규모 매수 여부는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투신 자금집행을 담당하는 일선 주식운용 담당자들은 철저한 관망세에서 벗어나 매수시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쪽으로 서서히 기울고 있다. 그러나 당분간 장세의 대세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데 공감해 적극적인 '사자'를 외치지는 못하고 있다. 기술적 단기 반등을 활용할 매수에는 동참하겠지만 현 밸류에이션만 믿고 선뜻 매매에 나섰다가 자칫 더 큰 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두려움이 크다. ◇"시장심리 얼어붙어 매수 겁난다"=겉으로만 보면 투신권 자금흐름은 크게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한달간 국내 주식형 펀드 누적 순유입액은 1조6,874억원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844억원이 순유입되며 5월 유입규모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투신은 고유가, 인플레이션 확대 등 악재에 묻혀 선뜻 주식을 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비롯해 대부분의 국내 자산운용사 펀드의 주식편입 비중은 5월 90%대 중반에서 최근 80%대 후반까지 펀드별로 4~6%씩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양정원 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하루에 1,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주식형 펀드로 들어오지만 시장 전체로 봤을 때는 지수를 방어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자금"이라며 "사고 싶은 종목이 있어도 시장 심리가 얼어붙어 매수에 나서기 두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세훈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내던지고 있다"면서 "1,600선을 바닥으로 볼 수는 있겠지만 글로벌 위험요소들이 기업 실적의 건강성을 해칠 정도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 주식을 사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모 운용사 주식운용팀장은 "수치로 보면 과거에는 당연히 사야 하는 종목들도 지금처럼 저평가된 국면에서는 과연 올라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며 "시장 수급이 깨진 마당에 가치를 논하는 게 무의미한 상황으로 접어들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바닥 보이는 지금이 매수 타이밍"=상황은 여전히 나쁘지만 대부분의 펀드 매니저들은 장기적 관점으로 볼 때 매수에 나서야겠다는 생각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지금은 불안심리 확산으로 당분간 관망하겠다는 자세가 대세지만 심리적 지지선인 1,600선이 위협 받는다면 주가가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구간에 접어드는 만큼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서서히 매수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윤규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은 "악재는 거의 다 노출됐고 하반기에 지금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바닥이 보이는 만큼 지금은 현금을 최소화하면서 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20% 안팎으로 주식 비중을 유지하고 있는 사학연금의 올해 전체 운용자산 중 주식 비중 목표치는 25% 안팎. 국민연금 등 다른 연기금들도 언제든 장세 바닥이 확인됐다는 확신만 서면 실탄을 쏠 수도 있는 분위기다. 이헌우 신영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 부장도 "바닥이 어디가 될지 현재로서는 장담하기 힘들다"면서도 "환매에 대비한 최소한의 유동성 현금만 남겨두고 살 수 있는 만큼 매수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매에 가까운 외국인의 매도 공세 속에 자산가치ㆍ수익가치 대비 낙폭이 큰 종목들이 속속 등장하는 상황에서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살펴보면 매수에 나설 만한 종목들이 있다는 설명이다. 조 본부장은 "지금 상황에서는 기관보다 개인이 오히려 편할 수 있다"며 "주식은 결국 시간과의 싸움인 만큼 멀리 내다보고 하는 투자라면 리스크를 관리하며 매수하는 게 맞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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