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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베스트셀러 소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한국영화 개봉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지난해 '완득이'(김려령 지음) '도가니'(공지영 지음) '마당을 나온 암탉'(황선미 지음) 등 소설을 영화화해 짭짤한 재미를 봤던 영화계가 올해도 다양한 소설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7일 영화계에 따르면 장윤현 감독은 작가 김탁환의 '노서아 가비'를 영화 '가비'로 만들어 3월 중순 개봉한다. 1896년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대피해 대한제국을 준비하던 아관파천 시기에 고종의 곁에서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가 된 따냐(김소연)와 그녀를 지키기 위해 이중스파이가 된 일리치(주진모)가 고종암살 작전에 휘말리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다. 원작자 김탁환은 지난해 영화 '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원작 '열녀문의 비밀')의 작가 이기도 하다.
지난해 출간돼 21만부가 팔린 작가 정유정의 스릴러 소설 '7년의 밤'도 영화사 위더스 필름을 통해 영화로 만들어져 올해 개봉된다. 우발적으로 소녀를 살해한 뒤 죄책감에 시달리는 한 남자와 딸을 죽인 범인의 아들에게 복수를 감행하는 남자의 대결을 다룬다.
자연현상을 다룬 이재익의 '씽크홀'도 영화제작이 진행중이다. 강남 한복판의 120층 빌딩이 갑자기 땅속으로 꺼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과테말라에서 실제로 벌어진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또 70대 시인 이적요와 17세 여고생 은교, 30대 제자 서지우의 삼각멜로를 다룬 박범신의 '은교'가 박해일 주연으로 제작돼 오는 5월 개봉된다. 2004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김영하의 '오빠가 돌아왔다'도 올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현재 영화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고발을 일삼는 술주정뱅이 아빠와 그런 아빠의 폭력에 집을 나갔다가 동거녀까지 데리고 돌아온 20살 오빠, 아빠와 헤어지고 공사현장 식당에서 일하는 엄마 그리고 화자인 14살 딸의 이야기다.
국내소설뿐 아니라 해외 유명소설들도 영화로 만들어 진다. 변영주 감독의 3월 개봉작 '화차'는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며, 노나미 아사의 '얼어붙은 송곳니',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도 영화로 제작돼 올해 개봉된다.
영화계가 이처럼 소설로 눈길을 돌리는 것은 소설의 이야기 구조가 좋고 베스트셀러 소설로 만들어진 영화의 흥행성이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이 470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또 '완득이'가 530만명, '도가니' 466만명, '마당을 나온 암탉' 220만명을 각각 기록해 소설원작 영화의 흥행성을 입증했다. 특히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한동안 뒷편으로 밀려났던 원작소설도 덩달아 베스트셀러에 올라 영화와 소설이 쌍끌이 인기를 끌거나 소설가가 뜻밖의 추가 소득을 올리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러닝개런티 형태로 판권 계약을 했던 김탁환은 지난해 '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이 성공하자 영화사로부터 1억원 가까이 추가 인세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