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 상승 과정에서 유가증권시장보다는 코스닥시장에 ‘배팅’한 개인 투자자들이 수익률 부진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 종목을 청산하고 코스닥 종목을 열심히 사들였지만, 결과는 유가증권시장이 연일 연고점 돌파에 성공한 반면 코스닥시장은 오히려 주가가 뒷걸음질친 양상으로 나타났다. 종목별로도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대부분의 주가가 지난 달 말에 비해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증시전문가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실적 편차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모멘텀이 나타나기 전까진 당분간 코스닥 기업들 대상으로 공격적인 투자는 자제할 것”을 조언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2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조3,324억원 어치를 순매도했고, 코스닥시장은 1,493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7월 들어 대형주보다는 코스닥 중소형주의 성장성에 적극 ‘배팅’한 셈이다. 하지만 이 기간 두 시장의 수익률은 정반대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가 28일 종가 기준으로 연고점(1,773.47)을 다시 경신하는 등 이달 들어서만 벌써 75.18포인트(4.43%)나 상승한 반면 코스닥지수는 7월 이후 오히려 3.23포인트(0.66%)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다. 오랫동안 부진했던 코스닥시장이 실적시즌에 맞춰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던 개인투자자들의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간 것이다. 종목별로도 개인투자자들이 수익을 낸 곳이 거의 없었다. 7월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에서 순매수한 상위 20종목 중 이달 새내기주를 제외한 16종목 가운데 28일 현재 주가가 지난 6월 말보다 상승한 곳은 태광, 단 한곳에 불과하다. 새내기주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개인 순매수 상위 20종목 안에 들어간 새내기주 4곳 가운데 공모가 이상의 주가를 기록한 곳은 28일 상장한 하이텍팜이 전부다. 특히 크루셜텍, 에스디시스템의 경우 상장 초기엔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에 이때 주식을 산 개인투자자의 경우 현재 손실폭이 클 수 밖에 없다. 하이텍팜조차도 첫날 큰 폭의 등락을 보이며 결국 시초가 대비 하한가로 주저앉았다.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코스닥기업들의 주가가 유가증권시장에 한참 못 미치는 이유로 대형업체와 중소형업체간의 실적 편차가 벌어지고 있는 점을 꼽았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에서 고점 부담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고 해서 단순히 저가 매력만 바라보고 코스닥기업들에 대해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조언이 제기되고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시장의 경우 대기업의 하청 부품업체가 다수 포진돼 있어 경기가 좋아져도 구조적인 실적 양극화 현상 때문에 이에 대한 수혜가 덜하다”며 “최근 코스닥지수가 상대적으로 올라가지 못했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저가매수에 나설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임동민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상당수 중소기업들의 실적이 시장예상치를 밑도는 등 경기회복의 과실이 대기업으로만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코스닥의 실적개선 속도가 회복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