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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42는 급소. 이 장면에서는 이렇게 엄습하는 것이 현명하다. 하변쪽에 백의 막강한 세력이 조성된 터이므로 좌상귀의 흑이 상대적으로 약해져 있다. 약한 적을 포착하여 괴롭히는 것은 싸움의 상식이다. 절정 고수인 이세돌도 여기서는 다른 구상을 하지 못하고 흑43으로 지켰다. 상대가 강한 지역에서는 저자세로 몸을 지키는 것이 처세의 상식이다. 백44를 보고 온소진5단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무 평범하네요. 이런 식으로는 흑의 실리를 따라잡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온소진) 흑45가 놓이자 전체적으로 흑이 편해 보인다. 3분의 시간을 쓰고서 강동윤은 백46으로 짚어갔다. 부분적으로는 공격의 급소인 것은 사실인데 흑이 47,49로 다부지게 지키자 백의 응수가 거북하게 되었다. 참고도1의 백1로 막자니 흑2의 절단이 겁난다. 기세상으로는 백3으로 마주끊고 싸워야 하는데 백7까지 중앙 방면을 봉쇄해 보았자 사방이 허술하여 중원에 백의 큰 진영이 형성되지 못할 것 같다. 5분을 망설이다가 백50으로 실속을 차리고 보는 강동윤인데…. "이런 바둑은 백이 두기가 아주 피곤합니다. 중원에 큰 모양을 얽자니 너무 허황하고 공격 목표를 찾아보아도 눈에 띄지 않고…. 참 답답하지요. 오죽 답답했으면 백50으로 작은 실리를 취하고 말았겠어요."(윤현석) 흑55로 짜디짜게 지키는 것을 보고 검토실의 몇몇 기사들이 쓴웃음을 지었다. 형세가 유리하다고 보고 못질을 한 것인데 그렇다고 단순한 못질에 그치는 것도 아니다. 참고도2의 흑1,3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