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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의 새 원내대표로 범친노계인 우윤근 정책위의장이 9일 결선투표 끝에 비주류인 이종걸 의원을 꺾고 선출됨으로써 이달 말까지 여야가 처리하기로 한 세월호 특별법과 정부조직법·유병언법(범죄수익은닉규제처벌법) 처리에 청신호가 켜질지 주목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박영선 원내대표 시절 계파갈등으로 얼룩지며 극심한 내홍을 겪던 구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우 신임 원내대표가 여야 의원 152명이 참여한 '개헌추진 의원 모임' 야당 간사라는 점에서 개헌 논의도 일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여기에 우 신임 원내대표가 청와대와 정부가 강조한 민생·경제활성화법안에 대해 이날 "의료법·관광진흥법 등 가짜 민생법안을 가려야 한다"고 재차 강조함으로써 여야 간 입법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에 새로운 리더십이 구축됐으나 정치권에는 여전히 지뢰밭이 널려 있는 셈이다.
◇세월호 특별법과 정부조직법·유병언법 패키지 처리 청신호?=정치권에서는 특별법 협상의 내막을 잘 아는 우 신임 원내대표가 협상의 칼자루를 쥐게 돼 여야가 이달 말까지 패키지로 처리하기로 한 과제 처리에 청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에 합의할 당시 우 신임 원내대표가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등과 함께 공동으로 사인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또 그동안 세월호 특별법 협상의 실무기구 격인 '2+2회담(여야 정책위의장과 여야 태스코포스팀장)'에서 여당 측과 20여차례 만났다. 이 과정에서 세월호 유족들과도 다수 접촉해 앞으로 특검 추천 과정에서 유족의 입장이 적지 않게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 신임 원내대표는 "유족의 입장을 상당 부분 이해하고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소신과 철학, 균형감과 합리성을 잃지 않겠다"며 "지난 몇 달 동안 상처가 너무 큰데 강경하게 싸울 때는 온건파가 설득해야 한다"며 대화와 타협을 강조했다. "정치란 열정과 균형감을 가지고 강력한 널빤지를 서서히 뚫는 작업"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 7일 시작된 국정감사가 오는 27일까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이달 말까지 여야 간에 패키지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는 회의적 시간도 만만치 않다.
◇새정치연합 내홍 봉합 또는 갈등 잠복?=새정치연합 입장에서는 박영선 원내대표 시절 두 차례의 여야 특별법 합의 추인 거부와 이상돈·안경환 공동위원장 영입 무산에 따른 계파분열과 갈등을 을 건너뛰어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우 신임 원내대표는 "제가 아는 한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야당이) 대표 교체를 많이 했다"며 "이제 상처를 보듬고 계파를 넘어서 소통하고 대화하고 호흡해야 야당이 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원내대표 보궐선거(내년 5월 임기 만료)에서 우 신임 원내대표가 이종걸 의원과 결선투표까지 간 상황에서 겨우 이겼다는 점에서 내년 2월 말~3월 초로 예정된 당권경쟁까지 계파 간 신경전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 신임 원내대표는 소속의원 130명 중 119명(무효 1표)이 참여한 1차 투표에서는 42표로 이종걸 후보에게 한표 뒤졌으나 결선투표에서 64표를 얻어 이 후보를 11표 차로 제쳤다. 1차에서 33표를 얻은 이목희 후보의 표를 많이 흡수했기 때문이다. 김한길 전 대표의 측근으로 우 신임 원내대표와도 동향인 주승용 의원은 전날 후보 간 합의추대가 무산되자 후보직을 전격 사퇴했다. 6월 박영선 전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정책위의장으로 임명됐던 우 신임 원내대표는 "계파에 얽매이지 않겠다"며 "수도원에서 규율을 어긴 수도사를 처벌하기 위해 회의를 하는데 수도원장이 물이 새는 물통을 가져와 '내 죄가 이렇게 새는데 누굴 탓하랴'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개헌동력 여부와 입법전쟁도 주목=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근혜계가 "경제활성화가 우선"이라며 개헌 논의에 제동을 거는 상황에서 개헌 전도사인 우 신임 원내대표가 야당의 원내사령탑이 돼 개헌 논의가 활성화될 여지가 생겼다. 그는 "국회 차원에서 개헌특위를 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당정청이 강조하는 경제활성화법안을 놓고는 우 신임 원내대표가 가짜 민생법안으로 규정한 법안들이 적지 않아 여야 간 힘겨루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 신임 원내대표는 "강력한 야당, 국민과 통하는 야당을 만들겠다"며 "권력, 자본, 기회의 독점을 막기 위해서는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상법을 개정하고 87년 헌법 체제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