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여의도 메신저] '오프라인 만남'으로 정보 교류

CJ E&M 실적 유출에 보안 강화

당국 처벌수위 예상보다 높아 증권가 직원들 극도로 몸사려

"정보 비대칭 커질 것" 우려도

CJ E&M의 실적 유출 여파로 각 증권사가 온라인 보안을 강화하면서 증권사 직원들이 온라인 메신저를 통한 정보 교류 대신 오프라인 만남을 늘리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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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국계 증권사의 한 임원은 펀드매니저·주식 세일즈 담당·연구원·투자은행(IB) 관계자 등 20여명 정도를 모아 여의도 한 증권사 회의실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했다. 참석자들은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모임을 열고 업계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이 모임에 참석한 한 펀드매니저는 "CJ E&M의 사전 정보 유출에 대한 금융 당국의 처벌 수위가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었다"며 "이로 인해 연구원들을 포함한 증권사 직원들이 극도로 몸을 사리고 있으며 메신저나 유선전화로 민감한 내용을 말하기 어렵기 때문에 과거처럼 오프라인 모임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업계 일각에서는 CJ E&M의 실적 정보를 사전 유출한 연구원에 대해 해당 증권사 대표가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기관 경고나 주의 조치를 받은 증권사들이 연기금 등으로부터 자금 배정을 못 받으면서 손해가 발생했기 때문에 손해를 끼친 연구원에 구상권을 청구하지 않을 경우 대표가 배임 혐의에 걸릴 수 있다는 논리다.

이처럼 온라인을 통한 정보 교류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과거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로 넘어오면서 크게 줄었던 오프라인 모임이 다시 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오프라인 모임의 활성화가 오히려 정보 비대칭성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보편화된 정보나 지식이 다시 일부 전문가들만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로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화가 진행될수록 정보 유통이 보편화되고 이로 인해 전문직 종사자들이 타격을 입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하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대로 온라인을 통한 정보 교류가 차단된다면 전문가의 파급력은 더 커지고 전문가 집단과 일반인들 간의 정보 비대칭성도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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