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쌀 관세화 유예 연장, 회원국 설득 땐 가능"

■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 방한 강연

상대국에 어떤 혜택 줄지가 관건

한국의 다자간 무역체제 성공담

세계에 전파해 중요성 알려달라


"한국의 쌀 개방 문제는 회원국들에 어떤 혜택을 줄 것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한국을 찾은 호베르투 아제베두(사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16일 서울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조찬강연에서 한국의 쌀 시장 개방 유예 문제에 대해 "다른 회원국에 어떤 반대급부를 제시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은 1995년 WTO 출범 때 10년간의 쌀 관세화 유예를 받았고 2004년 재협상으로 추가 10년 유예를 받은 바 있어 별다른 조치가 없을 경우 내년부터는 관세를 납부한 외국 쌀이 한국 시장에서 자유롭게 팔리게 된다.


쌀 관세화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WTO의 '웨이버 조항'을 이용해 일시적 의무면제를 받는 길이다. 그러려면 회원국 4분의 3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당사국들에 여러 가지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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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베두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163개 회원국 모두 개방에 민감한 분야가 있기 마련"이라며 "회원국들 각각에 혜택을 제시하며 설득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다자간 무역체제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그는 "최근 특정 지역 또는 국가 간의 무역자유화 논의가 활발하지만 그 자체로는 완전하지 못하다"면서 "양자 또는 지역 내 무역자유화 협상에서 신흥국과 저개발국이 소외되는 부작용은 글로벌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생산의 글로벌화나 기술 발전 등으로 각국 정부의 무역 정책도 상당히 변모했다"며 "이 같은 변화를 통합해 글로벌 무역 성장으로 이끌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서비스·농업·공산품 분야를 중심으로 협상이 진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한국이 다자간 무역체제의 전도사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전세계적인 다자간 무역체제는 여전히 유효하며 이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한국이 지금까지의 성공담을 세계에 퍼뜨려 다자간 무역체제의 중요성을 알려달라"고 덧붙였다.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전날에도 강창희 국회의장,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을 만나 이 같은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는 올해와 내년 전세계 교역이 각각 전년 대비 4.7%, 5.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거시적으로 봤을 때 낙관적인 신호가 부정적인 신호보다 많다"며 "전반적으로 교역 환경이 개선되겠지만 세계 교역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유럽 경제 회복세가 변수"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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