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셋 플러스] 지금 이머징 마켓에선 '중국'

10년 내다보고 소비중심 성장모델 전환중<br>체질 바꾸기에 역량 집중<br>소비 관련주 관심 가져야


지난해 8월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진 후 전세계 투자자들은 이번에도 중국이 2008년 리먼 부도 직후에 취했던 것과 유사하게 대규모 부양정책과 국채매입을 통해 전세계 경제를 구조하는 모습을 취하기를 바랬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0년말 중국이 발표한 4조 위안 규모의 부양정책은 중국경제는 물론 전세계 경제의 회복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으며 중국의 대규모 외환보유고를 활용한 미 국채 매입여부는 미국의 경제회복의 중요한 변수가 됐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이후 중국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2008년과는 매우 다르다. 경기부양책의 가장 큰 장애로 여겨졌던 물가상승률이 지난 2월과3월 각각 3.2%, 3.6%까지 하락하며 정부의 목표 수준인 4%를 밑돌았지만 아직까지 대규모 경기부양책이나 적극적인 통화확대 정책이 나올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유럽의 국채매입도 원론적인 차원에서 긍정적인 태도는 유지하고 있으나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국은 부동산 가격상승을 제어하기 위한 규제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9월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월간 단위로 감소세를 시현한 뒤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해외국채 매입기대는 더욱 어려워 보인다.

이로 인해 중국에 대한 전세계 투자자들의 기대가 실망감을 넘어 우려로 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지난 3월 양회에서 중국정부가 공식적으로 중국의 GDP성장률 목표를 과거의 8.5%에서 7.5%로 낮춘 것은 중국의 고성장이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중국은 과연 더 이상 전세계를 위기에서 구해내 줄 수 있는 구원투수로서의 능력을 상실한 것일까. 나아가 중국의 고속주행이 종지부를 찍게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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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답을 외국인 투자자 중 한 명에 불과한 필자가 정확히 알 수는 없겠으나 중국주식시장 분석을 하면서 느낀 중국의 현재상황은 다음과 같아 보인다.

현재의 중국은 앞으로 10년의 성장을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지금은 앞으로10년을 이끌어갈 지도자를 선출하는 기간이며 동시에 향후 10년을 위한 새로운 경제성장 모델로 체질을 전환하는 데 모든 역량을 기울이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투자자들이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중국 경제의 목표는 지난 10년간의 고정자산 투자중심의 성장모델에서 소비중심의 성장모델로 전환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과 같은 대국이 근본적으로 체질을 바꾼다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부동산 의존도를 낮추고 인민들의 소득을 지속적으로 증대시켜 소비능력을 확대해야 하고 각종 세제를 개편해 소비관련 산업의 성장을 유도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일에는 정부의 역량과 활용 가능한 자원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

최근 중국 정부는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치를 의도적으로 낮추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과거에는 10%대의 경제성장률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지만 최근에는 8~9% 수준으로 눈높이를 낮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규제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나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소비확대 정책들이 속속 종료되는데도 후속 정책을 내놓지 않는 것도 이의 방증이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현재 중국의 상황을 판단해 본다면 올해까지 중국은 건설용 트럭에서 승용차로 옮겨 타면서 운전기사까지 새로운 사람으로 교체해야 하는 복잡한 시기를 맞고 있다. 따라서 운행속도보다는 안전한 교체가 더 중요하다.

올해는 중국경제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하거나 과거에 보여줬던 고도의 경제 성장을 기대하기에는 조금 이르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이러한 속도 둔화가 운행 불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좀더 안전하고 편안한 새 차로 옮겨 타는 서행 과정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옳다. 그리고 이 같은 과도기적 상황이 지나고 나면 새로운 가속구간이 나타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새 운전기사로 교체가 완료된 이후의 가속구간은 지난 10년간 성장을 주도했던 산업들이 아니라 새로운 10년을 이끌어갈 새로운 산업들이 주도를 할 것이다. 때문에 현명한 투자자라면 올해를 앞으로 10년을 주도할 기대주들에 대한 좋은 투자기회로 만드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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