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중단·감산 잇달아…원료·제품 가격차 70~100弗까지 좁혀져
| 유가폭등으로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며 석유화학업체들이 도미노식 위기에 빠지고 있다. 에틸렌 가격 급등으로 PVC원료인 에틸렌디클로라이드(EDC) 공장들이 감산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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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배럴당 70달러를 넘나드는 유가폭등으로 에틸렌 등 기초유분 가격이 덩달아 급등하자 석유화학업체 대부분이 역마진 위기에 놓였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특히 고유가에 따른 역마진 구조가 단기에 해소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자 품목별로 가동을 중단하거나 감산을 하는 등 위기관리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석유화학ㆍ롯데대산유화ㆍ금호석유화학 등 석유화학업체들은 기초유분 가격 상승분을 충분히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수익성이 급속히 악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유가로 나프타 가격이 뛰면서 원료인 에틸렌과 폴리에틸렌ㆍ폴리프로필렌과 같은 생산제품과의 가격차이가 70~100달러로 좁혀졌다”며 “최소한 가격차이가 200달러는 나야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마진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현재 나프타 가격은 지난 6월 평균 톤당 600달러를 돌파한 뒤 7월에는 640달러대로 상승했다. 2001년 215달러와 비교하면 나프타 가격은 3배 가까이 폭등한 상황이다.
업체들은 이에 따라 손실 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라인별 또는 품목별 가동률을 10~30%포인트 가량 낮춰 운영하기 시작했다.
한화석유화학은 1일부터 한달간 PVC 원료들인 에틸렌디클로라이드(EDCㆍEthylene Dichloride)와 비닐클로라이드모노머(VCMㆍvinyl Chloride Monomer) 가동률을 약 70%로 하향 조정했다.
롯데대산유화도 8일부터 약 보름간 연산 25만톤의 폴리프로필렌(PP) 생산량을 15%가량 줄일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가동률을 85%로 낮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6일부터 15일까지 대산공장에 있는 연산 5만5,000톤 규모의 부타디엔러버(BR) 가동을 잠정 중단한다. 업계에서는 원료인 부타디엔 가격이 치솟아 마진 확보가 어려워 당분간 생산을 멈춘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80%로 폴리스타일렌(PS) 가동률을 낮춰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PS 수요처를 확보하고 있는 LG화학ㆍ제일모직 역시 어려움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 현재 아크릴로니트릴(AN)을 생산하는 동서석유화학은 프로필렌 가격이 급등하면서 감산을 고려하고 있으며 폴리미래도 내부적으로 가동중단을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유화제품 원재료값 급등해도 수요 줄어 가격 내려야할 판"
석유화학 제품은 최종 소비재에 가까울수록 가격을 급격히 올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유가 폭등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 오히려 가격을 내려야 할 판이다. 한마디로 원료값은 뛰지만 거꾸로 수요는 줄어드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
소비자와 바로 접해 있는 HK(한국합섬)ㆍ동국무역ㆍ대한화섬ㆍ휴비스 등 화학섬유업체들은 이미 올초부터 감산과 가동중단을 단행했다. 이어 석유화학 회사들도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감산에 나서고 있는 것.
세계 석유제품 가격의 기준이 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올 평균 가격은 배럴당 68달러 수준. 지난해보다 배럴당 12달러 이상 높다. 우리나라 수입 원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 역시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Dubai)가 62달러선을 넘어 지난해 평균 대비 13달러나 상승한 상황이다.
유가가 오르면 나프타가격이 따라 오른다. 이는 석유화학업체들의 원료가 되는 기초유분들, 즉 에틸렌ㆍ프로필렌ㆍ자일렌 등 BTX, 일명 방향족제품 가격을 그대로 밀어올린다. 실제로 8월 초 현재 에틸렌 가격은 톤당 1,250달러, 프로필렌은 1,280달러(FOB Korea기준)로 이를 원료로 만드는 폴리에틸렌ㆍ폴리프로필렌과의 가격 차이가 70~100달러에 불과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초유분과 유화제품과의 가격차이가 100달러 이내로 좁혀졌다는 것은 유화사들에 사실상 손실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감산과 가동중단을 통해 수요를 줄여 기초유분값이 내려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