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태 삼성전자 기술총괄 부회장이 최근 중국에서 대규모 연구개발(R&D) 워크숍을 주관하며 중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이번 행사는 우선 내년 베이징올림픽 특수에 맞춰 최대 시장으로 떠오를 중국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기술개발 단계서부터 중국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의 신수종 사업 발굴을 맡은 기술총괄이 행사를 주관한 점을 감안해 신사업을 앞둔 사전준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5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중국에서 이 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박근희 중국 삼성 사장과 관계사 최고기술책임자(CTO), 현지 법인ㆍ지사 임원, R&D 담당 주재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장밀착형 연구개발 체제’를 주제로 워크숍을 열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해외에서 대규모로 R&D 워크숍을 개최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이번 행사는 이 부회장이 정보통신총괄 사장에서 승진한 지난 1월 이후 사실상 처음 갖는 대규모 대외행사여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한동안 이 부회장의 칩거설이 돌기도 하는 등 CEO 자리에서 물러난 데 따른 억측이 나돌았던 뒤끝이어서 이번 행사는 이 부회장이 자신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해 삼성전자의 기술개발 전략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시장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고객 수요에 천착한 R&D를 무엇보다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국에서의 시장점유율 확대뿐 아니라 삼성 브랜드의 현지 리더십 공고화를 각별히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중국은 현재 올림픽 특수 등으로 IT(정보기술)를 중심으로 한 세계 유수 기업들 사이에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중국은 진출 초기 가전 중심의 생산기지 역할을 주로 맡았으나 2000년대 들어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 IT제품들이 진출한 데 이어 연구소까지 개설하면서 핵심적인 해외 전략지역으로 변모, 성장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92년 오디오 공장 설립을 시작으로 93년 캠코더, 94년 반도체, 96년 냉장고와 모니터, 97년 세탁기, 2001년 휴대전화, 2002년 노트북, LCD 등의 순으로 중국에 진출했다. 현재 대만과 홍콩까지 포함한 중화권에 생산법인 13곳과 판매법인 8곳, 연구소 4곳 등 폭넓은 조직을 구축한 상태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현지 유통구조 혁신과 고객 중심의 마케팅 활동 강화로 중국 실정에 맞는 제품 라인업을 구축, ‘삼성전자 =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를 구축했다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