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숨쉬는 옹기의 화려한 외출

내달 3일까지 설화문화전


옹기의 영어표기는 'Onggi'로 청자(Celadon)나 백자(White porcelain)와 달리 국어 발음이 그대로 쓰인다. 한국이 가진 고유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옹기토로 만들어 숨을 쉬는 그릇인 옹기는 방부성ㆍ발효성ㆍ정화능력을 갖고 있는 과학적인 저장용기이며, 문화재청이 꼽은 우리 민족 100대 상징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생활과 주거환경의 변화로 장독대는 사라지고 옹기의 설 자리도 점점 줄어드는 게 현실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한방화장품 브랜드 설화수가 전통공예와 현대미술의 만남을 주제로 매년 기획하는 '설화문화전'이 6회째인 올해 주제를 '흙, 숨쉬다. 옹기'로 정하고, 11월3일까지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옹기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전시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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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무형문화재 옹기장 배연식이 내놓은 '푸레도기'는 '푸르스름한 도기'라는 뜻의 궁궐용 발효저장 용기인데 현대 생활양식에 맞게 장식성과 조형미를 갖추고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96호 옹기장 정윤석의 '큰독'에는 선조들의 땀과 노력, 옹기의 전통을 나누고픈 간절함이 담겼다. 또 충남 무형문화재 옹기장 방춘웅의 '김장독'은 자식들 배 곯을까 걱정하시던 어머니의 사랑을, 제주 옹기장 김청길의 '죽허벅'(장례 때 사돈집에서 팥죽을 가져와 조문객을 대접하던 옹기)과 '대바지'(아이들이 사용하던 옹기)는 이웃과 나누던 정감어린 생활상을 보여준다. 울산시 무형문화재 옹기장 허진규의 '물두멍'은 푸근함과 넉넉함으로 가득 차 있다.

이들 옹기장 이외에도 미디어아티스트 양민하, 현대 도예가 권진희ㆍ이기욱, 가구디자이너 황형신, 산업디자이너 SWBK 등 5팀이 참여해 옹기를 현대적 기법으로 재해석했다. 전통 한옥 구조의 학고재갤러리 건물과 투박하지만 세심한 옹기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전시다. (02)794-1558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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