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백신 주권' 앞장 허영섭 녹십자 회장 별세


허영섭(69) 녹십자 회장이 지난 15일 오후10시30분 지병으로 별세했다. 고인은 1941년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나 1964년 서울대 공과대학(금속공학과)을 나왔으며 1968년 독일아헨공과대학 졸업 후 박사과정을 거쳤다. 고인은 학창시절 공학도로서 과학자를 꿈꿨다. 고인은 선진국에 비해 척박한 국내 보건환경에 안타까움을 느껴 귀국 직후인 1970년 녹십자에 입사한 뒤 1980년 대표이사 사장, 1992년 이후 회장직을 맡아 국내 필수의약품 분야를 개척해왔다. 또 선천성 유전질환인 혈우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치료와 재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사회복지법인 '한국혈우재단'을 설립하는 등 사회공헌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특히 고인이 세계 세 번째로 개발한 B형 간염백신, 세계 최초로 개발한 유행성출혈열백신, 세계 두 번째로 개발한 수두백신 등은 국내 바이오 의약품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며 녹십자를 생명공학 전문기업으로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녹십자는 인플루엔자A(H1N1ㆍ신종플루)백신을 생산하는 국내 유일한 제약회사로 주목 받는 등 백신 생산 부문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혔다. 허 회장의 부친은 녹십자의 대주주이자 한일시멘트 창업주인 고(故) 허채경 명예회장으로 녹십자는 차남인 허 회장과 5남인 허일섭 부회장이 경영을 맡아 키워왔다. 허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녹십자홀딩스의 지분율은 68%다. 고인은 생전에 한국제약협회장, 한독협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한독상공회의소 이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국민훈장 모란장, 과학기술훈장 창조장, 독일정부에서 십자공로훈장을 수훈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정인애(63)씨와 아들 성수(39), 은철(37ㆍ녹십자 전무), 용준(35ㆍ녹십자홀딩스 상무)씨가 있다.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 영안실에 마련됐으며 18일 오전8시30분에 발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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