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세계 금융시장 스위스 쇼크, 변화 흐름 예의주시해야

스위스중앙은행(SNB)이 자국 프랑화의 가치 상승을 막고자 2011년 9월에 도입했던 최저환율제를 15일(현지시간) 전격 폐지하면서 국제 외환·금융시장이 요동쳤다. SNB가 이 결정과 함께 통화의 추가 절상을 막기 위한 안전판으로 -0.25%인 기준금리를 -0.75%까지 낮췄으나 스위스프랑화 가치는 한때 41%까지 상승하는 등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1유로당 1.2스위스프랑으로 고정돼 유로화 가치 하락을 막아줬던 이 제도가 폐지되면서 유로화는 앞으로 더욱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SNB가 경제침체와 주요 산업의 대외경쟁력 악화를 감수하고도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은 더 이상의 통화가치 유지비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통화가치 유지를 위한 시장개입으로 SNB의 자산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80% 수준까지 도달했다. 경제규모로 보면 대규모 양적완화를 실시해온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영국 중앙은행보다 부담 수준이 높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22일 국채를 사들이는 양적완화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져 SNB로서도 더 이상 고정환율제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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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한 국제 금융시장의 반응은 혼돈 그 자체다. 안전자산 선호로 금값이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스위스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컸던 동유럽 증시는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ECB의 부양책을 기대한 런던·프랑크푸르트·파리 증시는 2% 안팎의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시차를 두고 아시아에서도 자국 통화가 강세를 보인 일본과 한국의 증시는 하락했으며 중국 증시는 이 문제와 관계없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해외 언론들이 '금융 쓰나미'로까지 표현한 SNB의 이번 결정은 세계 경제의 디플레이션 우려 속에 각국 중앙은행 간 공조의 한계가 분명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동시에 연동화돼 있는 세계 경제, 금융시스템이 상당히 취약한 구조 속에서 언제든지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줬다. 국제 통화환경의 급변 가능성이 갈수록 커져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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