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패의 예감

제8보(101~115)



강동윤의 흑1 보강은 절대수였다. 참고도1의 흑1로 씌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장면이지만 그것은 백2 이하 6의 습격이 기다리고 있어서 대번에 바둑을 그르치게 된다. "흑3은 노림을 지닌 수입니다. 백이 잘 받아야 됩니다."(윤현석) "잘 받기는 무얼 잘 받어."(필자) 참고도2의 백에 필자가 백돌을 갖다놓자 윤현석은 또 흐흐흐 웃었다. "잘 받아야 한다고 힌트를 드렸잖아요."(윤현석) 흑2 이하 10으로 간단히 차단된다. 이렇게 되면 우변의 백대마가 위험하게 된다는 설명이었다. 이창호는 필자 같은 허약한 실력이 아니므로 당연히 흑의 노림을 간파했고 실전보의 백4로 먼저 붙여 안전을 도모했다. 강동윤의 흑5 이하 13은 즐거운 수순들이다. 하변의 백을 위협하면서 우변의 백대마도 은근히 노리고 있다. "패가 날 것 같은 예감이 드는걸."(필자) "아니. 어떻게 그런 프로 같은 예감이 드셨지요?"(윤현석) "왜 이래? 관전 경력 40년이야. 대개 이런 식으로 마늘모 연결을 한 지역에서는 언제나 패가 나더라구."(필자) 필자가 흑13의 아랫쪽 백 2점을 손가락으로 톡톡 쳤다. 그러자 윤현석9단은 모처럼 탄성을 내질렀다. "기막힙니다! 패가 날 가능성이 아주 농후합니다."(윤현석) 나중에 정말로 무시무시한 패가 이곳에서 발생하여 바둑판이 요동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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