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이달 10억弗 차입 안했으면 곤란할 뻔"

국제 금융시장 돌아보고 온 김용환 수출입은행장<br>"10년만기 글로벌본드 발행 성공은 기적이었다"


김용환(사진) 수출입은행장은 지난 19일부터 27일까지 홍콩을 거쳐 미국 워싱턴과 뉴욕을 방문했다. 롤러코스터를 거듭한 국제금융시장의 한복판을 돌아보고 온 것이다. 김 행장은 "(해외 기채시장이) 꽉 막혔다. 지난달 10억달러를 차입하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28일 출근하자마자 핵심 직원들을 불러 글로벌 자금시장에 대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김 행장은 귀국 직후인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홍콩에서 15곳의 투자은행(IB)과 접촉했고 워싱턴 등에서는 유럽계 은행도 만나고 했는데 중장기 채권 발행시장은 사실상 얼어붙은 상태였다"면서 "투자자들이 시장을 더 관망하고 현금을 보유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해졌다"고 말했다. 9일 수출입은행이 미국에서 10년짜리 글로벌본드를 발행한 것은 기적이었다는 평가도 했다. 수출입은행은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이후 아시아국가로는 처음으로 10억달러의 글로벌본드 발행에 성공했는데 그 뒤로 중장기 채권을 사려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자금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김 행장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10년짜리 글로벌본드를 발행한 것은 기적에 가까웠다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당시 수출입은행은 연 4.443%의 금리로 발행에 성공했는데 이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에 가산금리 2.45%포인트를 더한 수준이다. 더구나 14개 중동계 기관이 1억4,000만달러를 주문하는 등 발행금액의 3배에 달하는 30억달러의 주문이 몰리기도 했다. 그랬던 자금시장이 수출입은행의 채권 발행 이후 기다렸다는 듯이 얼어붙은 것이다. 김 행장은 "그래도 1~2개월짜리 단기채권 발행시장은 그나마 움직이고는 있다"고 밝힌 뒤 "정책금융기관인 만큼 장기채권 발행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IB들을 만나보니 정책금융기관에 대한 신뢰는 매우 높았고 수출입은행이 막힌 상태를 선도적으로 해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글로벌본드 발행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데 조만간 추가 발행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100억달러가량의 외화자금을 확보하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현재 76억달러를 마련했다. 김 행장은 "지난번 미국에서 글로벌본드 발행 때도 중동계 자금은 투자에 적극적이었다"면서 "이들 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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