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세계 자본시장 큰손 떠오른 중동 국부펀드 공기업 민영화에 끌어들인다

UAE·사우디·쿠웨이트 '빅3' 中보다 많은 1조3,650억弗<br>20개 정부기관·은행등 참여 27일 아부다비서 투자설명회


중동 국가들이 운영하는 국부펀드의 규모가 세계 자본시장의 '큰손'으로 군림해온 중국을 넘어서는 등 급팽창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중동의 국부펀드들이 투자대상을 서방의 선진국 중심에서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시장으로 확대하고 있어 이들 자본의 투자를 얼마나 유치할 수 있느냐가 우리금융 민영화 등 공기업 민영화에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번주 중동 국부펀드의 심장부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대규모 투자설명회를 열기로 해 중동 자본의 움직임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세계 국부펀드들의 투자상황을 파악하는 'SWF(Sovereign Wealth Fund) 인스티튜트'의 '국가별 주요 국부펀드 현황' 집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중동 국가들의 국부펀드가 급팽창하면서 세계 주요 사업의 핵심 자본조달 창구로 급부상하고 있다. 통계를 보면 세계에서 가장 자산 규모가 큰 국부펀드는 UAE의 아부다비투자청으로 지난 6월 말 현재 6,27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우리나라 한국투자공사(KIC)의 303억달러에 비해 20배를 넘는 규모다. 여기에 200억달러에 이르는 두바이투자공사까지 포함할 경우 UAE의 국부펀드 자금은 6,500억달러에 이른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이 나라의 국부펀드인 사우디통화청(SAMA)이 4,150억달러에 이르고 쿠웨이트투자청도 2,030억달러에 달했다. 중동의 '빅3' 국부펀드에서만 1조3,65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셈이다. 중동 국가들의 이 같은 국부펀드 규모는 세계 자본 시장의 큰손으로 인정받아온 중국과 싱가포르를 훌쩍 넘는다. 중국투자공사(CIC)의 경우 6월 말 현재 3,320억달러, 사회보장기금펀드(NSSF) 2,280억달러 등으로 이들을 합해도 아부다비투자청에 미치지 못한다. 싱가포르도 가장 큰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과 테마섹이 각각 2,480억달러와 1,330억달러로 4,000억달러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중동의 경우 석유 등 국가 소유 원자재 수출 대금 등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성해 국제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 국부펀드의 영향력이 이처럼 급속하게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이들 자금을 공기업 민영화에 끌어들이기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다. 박영준 지식경제부 차관을 단장으로 투자유치단은 자산관리공사 등 20개 정부 기관과 주요 은행이 참여한 가운데 27일 아부다비에서 대규모 투자설명회를 갖는다. 정부는 이번 설명회를 통해 현안인 우리금융 및 자회사인 우리투자증권 등의 민영화는 물론 하이닉스반도체와 대우조선해양ㆍ한국우주항공산업(KAI)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공기업의 매각 작업에 중동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방침이다. 정부는 특히 최근 난항을 겪고 있는 용산 역세권개발 국제업무지구와 새만금 개발 등에도 이들 자금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설명회에는 아부다비투자청을 비롯한 중동의 국부펀드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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