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5월 2일] 오바마 후보와 라이트 목사

바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달 29일에야 자신의 정신적 스승이었던 예레미야 라이트 목사의 인종차별주의를 단호히 거부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오바마 후보가 그렇게 말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오바마 후보는 이날 라이트 목사가 자신의 정책 및 선거전과는 관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 후보는 라이트 목사가 지난 3월 ‘빌어먹을 미국’이라고 말한 순간부터 진작에 둘 사이의 관계를 해명했어야 했다. 오바마 후보는 지난 4월 한 연설에서 라이트 목사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도 여전히 그가 자신의 정신적 스승이라고 말했었다. 유권자들은 아직 어리둥절한 표정이지만 현재 미국의 인종 간 이해관계 문제에 진지하고 건강한 토론이 필요하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라이트 목사의 경우 토론하기를 거부했다. 지난 며칠간 라이트 목사는 반유대주의를 옹호하기까지 했다. 라이트 목사는 미국 정부가 흑인들을 몰살하기 위해 에이즈 바이러스를 만들었으며 9ㆍ11 사태는 미국 때문에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이 같은 발언에 보다 확실하게 대응해야 한다. 다행히 오바마 후보는 단호했다. 오바마 후보는 최근 그의 전 정신적 스승의 ‘폭언’이 ‘오싹하다’며 “라이트 목사는 모든 미국인들을 공격하고 있다. 나는 이러한 발언은 비난받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후보는 “내 발언이 정치적인 제스처라고 생각한다면 라이트 목사는 나를 잘 모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에이즈 발언 등에 대해 “나도 이젠 라이트 목사를 잘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라이트 목사에 버금가는 편협한 신앙을 가진 존 해지 목사를 선거전에서 내세우면서 오바마 후보와 달리 인종갈등을 부추기는 해지 목사의 선거 캠페인을 방치해왔다. 오바마 후보가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서 승리한다면 더 많은 인종갈등을 자극하는 선전과 마주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오바마 후보는 몇 번이고 라이트 목사와의 관계를 부정해야 할 것이다. 미국인들은 인종 문제에 대해 더 많은 토론을 벌일 필요가 있다. 오바마 후보가 라이트 목사를 부정한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 오바마 후보의 반대세력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인종갈등을 부추기는 선거전략을 거부하고 저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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