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6자회담 재개 중재안으로 중국이 제시한 이른바 '3단계안(북미 접촉→예비회담→6자본회담)'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정부의 한 고위소식통이 14일 전했다.
그러나 한미 양국은 남북 간 접촉이 선행되고 3자 또는 4자 회담 등 다양한 형태의 다자접촉 과정을 거쳐 6자회담을 재개하는 수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지난 13일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위성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회동해 6자회담 재개 수순에 관한 의견을 공유했다"며 "남북 간 접촉을 포함해 다양한 형태의 양자와 다자 접촉을 거쳐 6자회담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한미의 기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천안함 사건 이후 전반적인 상황 변화로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데 공통의 인식이 있다"고 다시 한번 선을 그었다.
또 다른 고위소식통도 '중국의 3단계안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 "절대 아니다"라고 답한 뒤 "남북관계 개선이 먼저이며 한미 간에는 이에 대해 6월부터 완벽한 의견교환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가에서는 양자에 이은 다자 접촉 등 다양한 형식이 논의되고 있으나 어떤 식이든 한국이 반드시 포함되는 형태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앞서 한미는 대북 수해지원과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차원의 접촉과 함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 간 접촉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박3일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이날 일본으로 떠난 보즈워스 대표는 15일까지 도쿄에 머문 뒤 15∼16일에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6자회담 문제를 협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