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황사용 마스크 챙기고 하루에 물 2ℓ 마시세요

미세먼지 심해지면 비염에 괴로워하는 김대리

한 직장여성이 코를 풀고 있다. 최근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심해질 수 있는 만큼 이를 예방하기 위해 실내청결을 유지하고 물을 자주 마셔 이물질을 원활하게 배출하는 것이 좋다. /서울경제DB


실내 청결·습도 50% 유지하고 이불 등 햇볕에 장시간 말려 집 먼지 진드기 제거해야

수분 많은 채소·배즙 섭취 좋아



최근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해 대기오염이 심각한 가운데 봄철로 접어들수록 황사도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건조한 날씨로 미세먼지 오염이 심해지면 가장 괴로운 이들은 비염·천식 등 호흡기 질환자이다. 특히 환절기 증상이 심해지는 고질병 가운데 하나인 알레르기 비염은 미세먼지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질환 중 하나다.

김태훈 고려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가 우리 몸에 들어오면 몸의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고 비염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며 "미세먼지로 코 막힘이나 맑은 콧물, 재채기, 눈 가려움, 두통까지 유발되며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기관지염의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각종 미세먼지로 알레르기성 질환이 발생할 경우에는 알레르기 반응으로 혈관이 확장되거나 부종이 생기면서 비강(콧구멍)이 좁아져 숨쉬기가 곤란해지기 때문에 불편함은 더욱 가중된다.

알레르기 비염은 중이염·축농증과도 관련이 깊고 천식과 합병돼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갑자기 재채기가 나오면서 맑은 콧물이 계속 나오고 코가 막혀 답답해지는 세 가지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이런 증상 외에도 '눈이나 목 안이 가렵다' '눈물이 난다' '머리가 아프다' '머리를 앞으로 숙일 때 코 주위의 통증이 심하다' '목 뒤로 무엇이 넘어가는 것 같다' 등의 증세를 호소하기도 한다.

강혜련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전체 인구의 5~20%가 앓고 있는 흔한 병으로 특히 환절기가 되면 증상이 나빠져 많은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다"며 "코감기와 구별되는 알레르기 비염의 특징적인 증상은 맑은 콧물과 함께 코가 간질간질하면서 연신 재채기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기는 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생기기 때문에 이를 처치하기 위해 혈관을 타고 많은 백혈구가 코로 몰려오고 바이러스와 싸우고 전사한 백혈구들이 누런 콧물로 나오게 된다. 이에 반해 알레르기 비염은 코점막에 알레르기 염증 반응에 주로 관여하는 비만세포들이 히스타민이라는 혈관을 확장시키는 물질을 다량 분비하면서 코점막 아래에 있는 혈관들이 늘어나 혈관 속에 있던 물 성분이 점막으로 빠져 나오기 때문에 마치 물처럼 맑은 콧물이 줄줄 흘러나오게 된다.

히스타민은 가려움증도 유발해 코와 눈이 간질간질해지고 이 때문에 발작적인 재채기를 하게 된다. 맑은 콧물, 눈·코 가려움, 재채기와 더불어 코막힘도 나타난다. 그러나 감기에 걸렸을 때 흔히 나타나는 코와 목이 따끔거리고 열이 나는 증상은 알레르기 비염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알레르기 비염은 어린이들에게도 흔한 질환인데 비염을 앓고 있는 7세 이하 어린이는 콧물·재채기 등의 증상 외에 눈 밑이 검어지거나 푸른 색을 띠는 등의 증상 역시 비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다. 코를 자주 후비거나 코피가 나는 어린이들도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관련기사



김남선 영동한의원 원장은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는 어린이는 코를 자꾸 씰룩거리거나 콧구멍을 후빈다"며 "코를 후비는 습관 때문에 코 점막의 혈관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심할 경우 코피를 흘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알레르기 비염을 예방하려면 원인이 되는 알레르기 물질을 최대한 멀리하고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흔히 집먼지 진드기, 동물 털, 꽃가루가 알레르기 물질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사람마다 과민반응을 보이는 알레르기 물질은 다르다. 정확한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알기 위해서는 병원을 찾아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 내 몸이 어떤 알레르기 물질(알레르겐)에 과민반응을 일으키는지 확인해야 한다. 알레르기 검사는 피부를 이용해 여러 가지 알레르기 물질에 대한 반응을 확인하는 방법과 혈액을 이용해 우리 몸에 있는 알레르기 물질에 대한 항체 수치를 측정하는 방법이 있다.

집 먼지 진드기는 사람의 피부 각질, 비듬을 먹고 산다. 주로 이불·방석·쿠션·옷·매트리스·봉제인형 등 사람과 접촉하는 섬유제품에 서식한다. 집 먼지 진드기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서는 섬유제품을 섭씨 55도 이상에서 세탁하고 강한 햇볕 아래 3시간 이상 충분히 건조한 후 털어준다.

실내습도는 제습기를 이용해 50% 이하로 낮추면 진드기가 증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집 먼지 진드기 외에 바퀴벌레나 애완동물의 비듬이나 털, 곰팡이가 실내생활에서 노출되는 주된 알레르기 물질이다.

하루에 2ℓ 이상의 물을 마시면 호흡기 점막이 마르지 않아 미세먼지 속 유해물질을 가래를 통해 배출할 수 있게 된다. 수분이 많은 채소나 배즙을 먹어도 좋다. 더불어 알레르기에 약한 사람들은 외출할 때는 일반 마스크 대신 황사용 마스크를 써야 하며 외출 후에는 깨끗이 씻고 입과 코는 물로 자주 헹궈주는 것이 좋다. 또한 일반적인 알레르기 비염의 환경요법으로 실내를 자주 환기시켜주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으나 미세먼지가 농도가 높을 때는 창문을 열지 않는 것이 좋다.

평소 주위를 청결하게 하고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햇빛을 통해 체내에서 합성되는 비타민D는 알레르기 비염의 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성인 8,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낮을수록 알레르기 비염의 유병률이 높아졌다. 따라서 비타민D 부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외선이 강한 오전10시에서 오후2시 사이 매일 20분 정도 산책을 하는 것이 알레르기 비염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치료법으로는 약물요법·면역요법·수술요법 등이 있다.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물질인 히스타민의 경우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억제된다. 예전 항히스타민제는 졸음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졸음 부작용을 최소화한 항히스타민제가 사용되고 있다. 항히스타민제만으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에는 항히스타민제와 다른 기전으로 염증을 줄여주는 스테로이드 제제나 항류코트리엔제를 추가로 사용하기도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고 싶다면 면역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알레르기 물질을 우리 몸에 투여하면 과민반응을 일으킨다. 하지만 양이 매우 적은 경우에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이를 인지하고도 그냥 지나치게 된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양을 조금씩 늘리게 되면 나중에는 많은 양에 노출돼도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나타나지 않게 된다. 이런 면역치료는 알레르기 비염에 대한 치료 효과뿐만 아니라 향후 천식 발생 위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