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의 리종혁 부위원장이 “현대아산에 대한 금강산관광 독점권 취소는 남측이 (관광사업을)시작할 때까지”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는 우리 정부가 금강산관광 재개를 허용할 경우 현대아산에 대한 금강산 관광 독점권 취소조치를 해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대아산에 대한 금강산관광 독점권 취소가 영구적인 조치가 아닌 한시적이라는 의미이다. 조선아태위는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 사업의 북측 파트너다.
리 부위원장은 지난 13일 평양에서 베이징 소재 영문글로벌 매체인 ‘제4언론’의 책임주필 정기열 중국 칭화대 초빙교수와의 인터뷰에서 북측이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 독점권을 취소한 배경에 대해 “3년 동안 참다 참다 못해 내린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리 부위원장은 “현대 측이 지어 놓은 건물, 시설들도 그대로 계속 비워놓으면 다 망가진다. 그래서 금강산 관광을 우리 쪽에서라도 시작해보자고 한 것”이라며 “물론 남측이 시작할 때까지다”라고 말해 한시적 조치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리 부위원장은 “건물과 시설들을 계속 놀게 할 수도 없었다”면서 “이 일을 위해 실무협의를 하자고 제안했고 현대 측에서도 실무협의에 대한 동의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역시 결국 당국이 막아 나섰다”고 일방적 조치의 경과를 설명했다.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10주기에 맞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서를 현정은 회장에게 전달하려고 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정주영 명예회장 사망 10돌을 기념해서 장군님 친서도 전할 겸 현정은 회장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이번에도 당국이 승인하지 않아 못 만났다”고 밝혔다.
리 부위원장은 “물론 현대 측은 만나고 싶어 했다”며 “할 수 없어 친서는 금강산 현대아산 소장을 통해 대신 보냈다”고 덧붙였다.
리 부위원장이 현 회장을 만나 친서를 직접 전달하려다 우리 정부의 불허로 성사되지 못한 사실이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측이 현 회장께 친서를 직접 전달하려 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 책임주필은 4월12일~16일 평양을 방문해 13일 오전 11시부터 두 시간 동안 리 부위원장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