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끝모를 불안…유동성 지원책 총동원

한국은행 총액대출한도 9兆 증액 이어 중소기업 추가지원 검토

증권사ㆍ자산운용사 등에 대한 자금지원과 환매조건부 미분양 매입환도 확대 등 정부가 추가 대책을 추진하게 된 데는 금융불안이 쉽게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10ㆍ19 조치에 이어 건설사 지원 등을 담은 10ㆍ21 대책 등 크고 작은 시장 안정 방안을 내놓았지만 해외발 여파가 최소한 올 연말까지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국제시장 불안이 장기전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추가 대책도 불가피한 상황이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특히 정부는 금융불안 지속으로 실물경제가 본격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23일 청와대에서 대통령 주재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전광우 금융위원회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이 같은 인식하에 다양한 추가대책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분야별ㆍ섹터별ㆍ규모별로 추가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보증기관과 국책은행 등을 동원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다는 입장이다. ◇증권사 등 자금공급, 투매 막겠다=금융위원회가 증권ㆍ투신ㆍ자산운용사 등에 자금을 공급하기로 한 것은 주식 투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임승태 금융위 사무처장은 “기관투자가들이 요즘 환매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어 평소(5%)보다 더 많은 8~10%의 유동성 비율을 확보하려고 한다”며 “기관투자가로서 역할 회복을 위해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최근 장세를 보면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외국인 못지않게 주식을 팔고 있다. 손절매 자제를 약속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유동성 지원 방법에 대해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한은의 환매조건부(RP) 거래대상 기관에 투신ㆍ자산운용사를 포함시켜 한은이 이들이 보유한 통안채ㆍ국고재를 매입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신사 등의 유동성 지원 대책은 이르면 다음주 초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기관투자가의 주식 투매를 진정시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워낙 장이 좋지 않다 보니 환매요청이 적지않다”며 “자금이 공급된다 해도 현재의 매도 장세가 쉽게 반전되기는 힘들 것 같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와 별개로 RP 매입 대상에 은행채를 포함하는 방안을 한은에 또 한번 공개적으로 건의했고 한은도 이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도대출 확대, 발권력 동원=한국은행이 총액한도대출 규모를 9조원으로 2조5,000억원이나 증액했다. 이는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중기는 최근 은행권은 물론 제2금융권의 자금 부족으로 대출통로가 꽉 막힌 상태다. 특히 환헤지 상품인 ‘키코’에 가입해 수조원의 손실을 봐 벼랑 끝에 몰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중기를 살리기 위해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해 적극 나선 것. 총액대출한도는 시장금리보다 훨씬 낮은 일종의 특융 자금이어서 중기 입장에서는 가뭄의 단비와 다름없다. 현재 총액대출한도 금리는 연 3.25%다. 정부는 총액한도대출 확대 외에 현재 추가로 중소기업 유동성 공급 방안도 준비 중이다. 이와 관련,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추가 대책은 좀 더 세밀하게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을 위해 신보와 기보ㆍ중소기업은행 등 보증기관과 국책은행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최형욱기자 choiuk@sed.co.kr
손철기자 runiron@sed.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