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해운의 8,000TEU급 컨테이너선 한진보스톤호가 바다를 힘차게 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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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국내 해운업계에 한바탕 판도변화를 몰고올 계약식이 열리고 있었다. 바로 박정원 한진해운 사장이 국내 최초로 1만TEU급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는 자리였다. 이른바‘슈퍼 컨테이너선’(이하 슈퍼컨) 시대가 화려하게 개막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발주된 슈퍼컨은 모두 5척. 선박 길이만 무려 349m에 이르며 20피트 컨테이너를 1만개나 실을 수 있는 위용을 갖추게 된다.
이들 슈퍼컨이 투입되는 곳은 세계 해운업계의 격전지인 태평양 항로. 오는 2010년 2월부터 슈퍼컨 5척이 순차적으로 투입된다. 주요 항로에서의 몸 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3~4년후에 다가올 전세계적인 물동량 증가의 호재를 누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더구나 슈퍼컨에 버금가는 대형 컨테이너선들도 속속 한진해운 군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지난 2004년부터 올해까지 2005년 6,500TEU급 8척과 4,300TEU급 8척의 제작을 주문해놓고 있다.
지난 8월말 현재 한진해운이 확보한 컨테이너선은 모두 82척으로 이미 33만2,738개의 컨테이너(20피트 짜리 기준)를 한번에 수송할 수 있는 체력을 확보했다. 여기에 슈퍼컨 5척과 현재 건조중인 대형 컨테이너선 16척까지 가세하면 모두 101척의 컨테이너선(현재의 용선 규모 기준)을 보유하게 된다. 한꺼번에 모두 46만여개의 컨테이너를 실어 나르는 바다의 거인으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박정원 한진해운 사장은 “1만 TEU급 컨테이너선 발주를 계기로 한진해운은 주요 해운 항로에서 운송능력의 공급 우위를 지키는 세계적 초일류 선사로 자리매김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진해운은 선단 대형화와 더불어 항로 확장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수송능력이 늘어나도 이를 채울 화물이 없다면 무용지물. 따라서 노선확대를 통한 수요 창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진해운의 항로수는 지난 2001년 12개 였던 것이 현재는 32곳으로 267%나 증가했다.
한진해운이 이처럼 단기간에 항로수를 크게 늘릴 수 있었던 것은 해운업계의 경쟁사들과 거대 동맹체를 결성한 덕분이다. 세계 최대의 해운 동맹체인 ‘CKYHS 얼라이언스’를 결성한 한진해운은 동맹사들과 항로를 공동 운항하는 방식으로 타깃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미주동안의 5개 항로와 미주 서안의 14개 항로, 구주 및 지중해 13개 항로, 대서양 2개 항로를 동맹체들과 공동운항하고 있으며 이중 대서양 항로 이외의 항로에서 서로 선복교환까지 하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신규 선박 확보와 동맹체와의 제휴관계 강화가 본격적인 결실을 맺게 되면 세계 4대 선사에 올라선 한진해운의 위치는 경쟁사들이 범접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