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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대통령에 선출된 새누리당의 박근혜 당선인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뒤를 이은 한국 정치 사상 첫 '부녀(父女) 대통령'의 탄생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아버지와 딸이 대를 이어 대통령을 차지하기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로 단 두 차례에 불과하다. 필리핀의 글로리아 아로요 전 대통령은 아버지 디오스다도 마카파갈(1961~1965년 집권)의 뒤를 이었고 인도네시아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 대통령은 초대 대통령이었던 아크멧 수카르노의 맏딸이다.
다만 '부자(父子) 대통령'이나 '모자(母子) 대통령' '부녀(父女) 총리' 등 가문의 후광에 힘입어 최고 권력에 오른 경우는 여럿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소수 특정 가문이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동남아 국가에 사례가 많다.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정치 가문은 인도의 네루 간디 가문이다. '인도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자와할랄 네루 초대 총리부터 딸인 인디라 간디, 손자인 라지브 간디까지 3대에 걸쳐 총리를 지낸 네루 간디 가문은 1947년 인도 독립 이후 37년간 인도 정치의 핵심이었다. 현재도 라지브 간디의 부인 소냐 간디가 집권당인 국민회의당의 당수를, 아들인 라훌 간디는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인도 정계에서는 라훌 간디가 집권을 준비하고 있어 4대에 걸친 총리 탄생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필리핀의 베니그노 아키노 현 대통령은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1986~92년)의 아들로 '모자 대통령'이다. 이슬람 국가 최초의 여성지도자인 베나지르 부토 파키스탄 전 총리는 아버지 줄피카르 부토의 뒤를 이은 '부녀 총리'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도 1965년부터 1990년까지 20년간 장기 집권했던 아버지 리콴유 전 총리의 뒤를 이었다. 태국의 잉락 친나왓 총리는 오빠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에 이어 남매 총리에 올랐다.
중남미 아르헨티나에서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세계 최초로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2003~2007년) 전 대통령에 이어 부부 대통령 기록을 세웠다. 이 밖에 미국은 존 애덤스 2대 대통령과 존 퀸시 애덤스 6대 대통령, 조지 HW 부시 대통령(41대)과 조지 W 부시 대통령 등이 대를 이어 대통령에 선출됐다. 또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이어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이번 대선으로 세계 여성 정치지도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글로벌 여성 리더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꼽힌다. 메르켈 총리는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리스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메르켈에게는 항상 '최초'라는 단어가 붙는다.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 동독 출신 첫 총리, 독일 최초의 과학자 출신 총리이기 때문이다.
또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와 뉴질랜드의 헬렌 엘리자베스 총리, '브라질의 대처'로 불리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코스타리카의 로라 친칠라 대통령, 리투아니아의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대통령 등도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