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들어 혁신도시가 들어설 지역의 공시지가가 58.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도시 예정지인 13개 시ㆍ군ㆍ구의 지난 1월1일 기준 개별공시지가 총액은 104조3,122억원으로 2003년 1월1일 기준 공시지가 총액 65조8,239억원보다 38조4,883억원이나 늘어났다.
2003년부터 올 8월까지 전국 땅값 상승률이 22.95%에 지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해보면 결국 혁신도시가 지방 땅값 상승을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혁신도시 예정지역의 공시지가가 크게 늘어난 데는 건설교통부의 해명대로 공시지가 현실화율을 높인 탓도 없지 않다. 그러나 주변 지역에 비해 혁신도시 예정지가 10배 가까이 오른 만큼 높아진 현실화율만 핑계 댈 일은 아니다.
전국의 땅값이 3,000조원을 이미 넘었지만 급격한 땅값 상승은 국민의 주거안정을 해칠 수밖에 없다. 지가상승이 주택건설에 반영되다 보니 새 아파트의 분양가도 덩달아 오르고 높은 분양가는 결국 미분양 사태를 야기해 건설업체의 연쇄 도산을 걱정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지난 1년 동안 기존 아파트 매매가격이 10.88% 올랐지만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23.56%나 상승한 것은 우선 고가 아파트를 고집하는 건설사에 1차적인 책임이 있겠지만 건설비에서 차지하는 높은 택지비에도 원인이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가 연말 대통령선거를 의식해 혁신도시를 빠르게 추진하는 데 열을 올리는 것은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갖가지 개발로 땅값을 올리는 데 앞장섰던 정부가 뒤늦게 ‘반값 아파트’를 추진하는 것부터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행정자치부의 2006년 토지소유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토지는 10분위 세대가 전체의 76.3%, 9분위 세대가 14.0%를 차지하는 등 소유편중 현상이 극심하다. 또한 타 지역의 토지를 소유하는 관외소유 비율도 서울 97.8%, 부산 85.9%, 광주 83.4% 등 대도시 거주자의 외지소유 정도가 높은 편이었다.
따라서 균형발전을 목표로 개발계획을 추진할수록 토지소유 편중현상은 가속화할 것이다. 혁신도시가 일부 토지소유계층의 배만 불리는 결과가 돼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