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생보업계, 시간이 없다

[기자의 눈] 생보업계, 시간이 없다 생보업계의 숙원인 상장이 이번에도 물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금융감독당국의 한 관계자는 "윤증현 위원장을 믿어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이 자신의 직을 걸고 생보사 상장 문제를 매듭짓겠다고 공언한 만큼 예전처럼 후임에게 숙제를 남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생보사 상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이 심심찮게 들리는 배경은 두 가지다. 그 첫째는 일부 정치권의 반대 목소리에 부담을 느껴 금융당국이 신속한 추진을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생보업계가 상장의 대가로 내놓아야 할 공익기금 논의가 수월하게 진행되지 못하는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월 상장 자문위가 최종안을 발표하기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1년밖에 안 남은 정권에서 생보사 상장처럼 뒷감당을 걱정해야 할 사안을 처리할 수 있겠냐'는 속내를 갖고 있었다. 그러다가 최종안이 발표되자 부랴부랴 상장을 해도 되는 것인지 뒤늦게 따져보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간단히 처리될 수 있는 증권거래소의 상장규정 개정 작업이 지난 5일 열렸던 국회 공청회 다음으로 미뤄진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지지부진해 보이는 생보업계의 공익기금 출연 논의에 이제는 속도를 내야 한다. 생보사들이 공익기금을 얼마씩 내놓을 것인가 하는 '줄다리기'로 낭비할 시간이 별로 없다. 물론 이 과정에서 상장으로 엄청난 차익을 남길 수 있는 삼성과 교보생명의 과감한 결정이 우선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생보사 상장은 18년 동안이나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따라서 올해가 '절호의 기회'라는 데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결단이 있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윤 위원장이 임기가 끝나면 그동안 이룬 모든 성과와 논의가 원점으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생보업계에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얘기다. 모쪼록 이 게임에 참여한 플레이어들이 현명한 해법을 제시하길 기대해본다. 상장 논의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다음 정부로 넘어갈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윤 위원장의 의지만을 믿고 있기에는 사안이 너무 크고 중대하다는 점을 생보사들이 알아야 한다. /박태준 기자 june@sed.co.kr 입력시간 : 2007/03/0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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