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공인회계사들 '둥지' 떠난다

회계규정 엄격 업무 과중<BR>집단소송 증가도 큰 부담…작년 이직률 20%로 늘어


한때 고액 연봉과 명예를 보장하는 선호직장 상위 랭크에 속했던 미국 대형 회계법인에서 공인 회계사들이 떠나고 있다. 엄격한 회계규정에 따른 업무과다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집단소송의 공포에 못 이겨 새로운 둥지를 찾아 사직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는 것. 4일(현지시간) 미 공인회계사협회(AICPA)에 따르면 지난 2002년 17%였던 회계법인 소속 공인 회계사들의 연간 이직률은 2004년 20%로 늘어났고, 올해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프라이스워터하우스 쿠퍼스가 동종 업계를 대상으로 실태 조사한 결과 경력 3~5년 주니어 회계사들의 경우 매년 4명 중 1명이 회사를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5년과 비교했을 때 52.8%가 직업 매력도가 떨어진다고 답한 반면 회계사 직업이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14.2%에 불과했다. 특히 전체 회계사 중 16.7%가 내년에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응답했으며, 이중 매니저급은 20.5%가 내년에는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회계법인 회계사들의 이직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지난 2002년 기업들의 회계투명성 강화를 목적으로 제정된 사베인스 옥슬리 법안으로 업무강도가 크게 높아진데다, 소액투자자와 주주들의 집단소송이 늘어나면서 부실회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등 법적 책임까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고급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회계법인들의 노력도 다양해지고 있다. 언스트앤드영은 직원들의 레스토랑 예약과 세탁물 회수를 대행해 주고 있으며, 딜로이트앤드투쉬는 타운홀 미팅을 갖고 주니어 회계사들의 불만을 접수하는 모임을 갖고 있다. 일부 회계법인은 매출 감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 의뢰를 거부하거나 다른 부서의 직원들을 충원해 주는 등 직원 달래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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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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