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박세리 '10번째 도전'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그랜드슬램 향한 10번째 도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라프트 나비스코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 마지막 날에는 우승자가 18번홀 옆 연못으로 뛰어드는 세리머니가 연출된다. 1988년 우승자인 에이미 앨콧이 몸을 던지면서 시작된 전통이다. 누구나 ‘연못 세리머니’를 꿈꾸지만 올해 대회를 맞는 박세리(34)의 각오는 남다르다. 1998년 LPGA 무대에 데뷔한 박세리는 31일(이하 한국시간) 밤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파72ㆍ6,702야드)에서 열리는 나비스코챔피언십에 13년째 출전한다. 이번 대회가 특별한 것은 생애 그랜드슬램을 향한 꼭 10번째 도전이기 때문이다. 박세리는 그 동안 4대 메이저대회에서 5차례나 우승했지만 나비스코챔피언십의 우승컵만 갖지 못했다. LPGA챔피언십(1998ㆍ2002ㆍ2006년)과 US여자오픈(1998년) 우승에 이어 2001년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제패한 그는 그랜드슬램을 위해 지난해까지 9년간 대기록의 문을 두드려왔다. 여자골프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룬 선수는 팻 브래들리, 줄리 잉스터, 아니카 소렌스탐, 루이스 석스, 캐리 웹, 미키 라이트 등 6명이다. 나비스코챔피언십 우승컵은 눈앞에 잡힐 듯하면서도 잡히지 않았다. 2007년에는 최종라운드 전반까지 3타 차 선두로 질주하다 후반 5타를 잃고 공동 10위로 마친 아쉬운 기억도 있다. 앞서 2005년에는 숫제 미션힐스CC로 이사를 하기도 했다. LPGA 투어 통산 25승을 거두고 2007년 역대 24번째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개척자 박세리는 은퇴 이야기를 부쩍 자주 꺼낼 정도로 도전 기회가 많이 남지 않았음을 스스로 느끼는 듯하다. 2010년 5월 벨마이크로챔피언십에서 3년 만에 승수를 추가했던 그는 최근 “우승으로 다시 한번 우뚝 서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좀더 여유 있게 경기하며 후배와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욕심이 다는 아니지만 아직 달성해야 할 것이 한 가지 남아 있다”고 말해 그랜드슬램에 대한 의지까지 숨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가 않다. 미션힐스의 코스 길이는 최근 3년간 200야드가 길어졌다. 러프가 깊고 그린이 단단한 데다 길이까지 늘면서 지난해 청야니(대만), 2009년 브리타니 린시컴(미국), 2008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 장타자들이 챔피언의 연못에 뛰어들었다. 박세리는 지난해 대회에서 첫날 7오버파를 친 뒤 남은 사흘 동안 8타를 줄여 공동 15위를 기록했다. ‘아름다운 도전’의 성패가 부담감 극복에 달려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쟁자였던 캐리 웹(37ㆍ호주)의 부활은 박세리에게 마음을 다잡는 자극제가 됐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리 키즈’ 신지애(23ㆍ미래에셋)와 최나연(24ㆍSK텔레콤)도 우승에 도전한다. 신지애는 지난주 KIA클래식에서 준우승했고 최나연은 거리와 정확도를 겸비했다. 장타자인 디펜딩챔피언 청야니와 재미교포 미셸 위(22), 이 대회 2승 경험이 있는 웹 등도 우승후보로 꼽힌다. J골프가 4월1일부터 매일 새벽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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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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