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수익성·경쟁력 없는 제품은 퇴출"의약분업으로 끼워팔기·덤핑 불가
「수익성 없는 품목은 과감하게 생산을 중단하라」
최근 제약사들이 의약품 품목수 줄이기를 본격화 하고 있다. 제약사들 품목 구조조정은 의약분업 시행에 따른 예전의 끼워팔기 및 저가공세가 더이상 불가능해졌기 때문.
7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제약업체들을 중심으로 경쟁력이 없는 의약품의 대량 퇴출작업이 잇따르고 있다. 업체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약효동등성 시험을 계기로 품목 구조조정을 활발히 진행중이다.
현재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의약품중 약효동등성 시험대상 의약품은 1만 1,700여개. 그러나 실 생산 품목은 5,000개 안팎. 지금까지 약효가 동등하다고 인정된 제품은 2,685개 품목이며 500여개 품목이 추가로 약동성 시험 자료를 제출해 놓고 있을 정도.
또 앞으로 2,000여개 품목중 추가로 약동성 시험 자료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 품목을 제외한 6,00~7,00여 품목의 대부분이 퇴출될 전망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약동성 시험을 계기로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제품을 대거 정리중』이라면서 『일부 대형업체들도 시판 품목중 경쟁력이 없는 품목에 대해 아예 자료제출도 포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을 합쳐 100여개 품목을 생산·판매해온 H사는 2개월전부터 품목 구조조정에 착수, 지금까지 20여개 품목을 줄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생산중단 품목들 대부분이 외국에서 도입하는 전문의약품』이라며『재계약 포기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어 퇴출시키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300여개 이상을 생산·판매해온 또다른 H사도 지난 7월부터 품목 줄이기에 돌입, 30여 가지를 정리했다. 관계자는 『그동안 저가공세로 근근히 버텨온 제품들을 1차로 정리했다』며 『앞으로도 품목 구조조정을 계속해 올해안에 최고 50%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10위권내 모 제약사도 최근 2개월새 7~8개 품목에 대해 퇴출을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광고를 한다 해도 광고비도 못 건질 정도로 판매가 저조한 품목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라고 말하고 『대신 일반의약품중 시장성이 있다고 보여지는 분야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한편에선 생산 품목을 확대할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품목확대를 이들 업체는 주로 대형업체들로 그동안 가격경쟁력 때문에 엄두를 못내다 최근 중소업체들이 손을 뗄 움직임을 보이자 재빠르게 달려들고 있는 것이다.
전문의약품을 포함 150여 가지 품목을 생산 판매하고 있는 C사는 최근 연구·개발을 강화해 품목수를 늘릴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가격경쟁이 사라지면 시장규모가 다소 커질 전망』이라며 『회사 인지도를 바탕으로 마케팅을 벌인다면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품목만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소업체들의 품목구조조정이 대형업체들로서는 시장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원외처방이 본격화되는 9월부터 이같은 흐름이 크게 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현기자THKIM@SED.CO.KR
입력시간 2000/08/07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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