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이전 위헌 여파로 충청권 부동산시장이 공황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 지역 경매시장에도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26일 부동산경매정보제공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25일 대전지방법원 본원 2계에서 진행된 연기군 남면 연기리 임야 1천평(감정가 1천487만7천원)에 대한 경매에서응찰자가 아무도 없어 유찰됐다.
이 물건은 행정수도 이전을 호재로 충청권 시장이 한껏 달아오르던 지난 4월과6월 두 차례 경매에 나와 감정가의 두 배가 넘는 금액에 낙찰된 바 있어 위헌 결정이후 달라진 분위기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물건은 4월12일 진행된 경매에서는 3천200만원(낙찰가율 215%), 6월21일 진행된 경매에서는 3천417만원(230%)에 각각 낙찰됐지만 법원이 낙찰 불허가 판결을내려 재차 경매에 나왔다.
연기군 조치원읍 죽림리 신동아아파트 24평형에 대한 경매도 유찰됐다.
당초 신행정수도의 배후지로 각광받은 연기군은 아파트 경매에서 큰 인기를 누려와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이 내려지기 사흘 전인 18일에만해도 조치원읍 번암리주공아파트 13평형이 감정가(2천700만원)의 168%인 4천550만원에 낙찰됐었다.
이날 대전지법에서는 총 101건에 대한 경매가 진행돼 31건이 낙찰, 31.7%의 낙찰률을 기록했는데 이달 들어 20일까지의 낙찰률(37%)보다 5.3%포인트 낮았다.
낙찰가율도 63.9%에서 60%로 소폭 하락했다.
서산지원에서 이날 진행된 경매도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낙찰률이 31.20%로 지난 10월 1-20일 진행된 경매에서의 낙찰률(40.30%)에서 10% 포인트 가까이 빠졌다. 낙찰가율은 비슷했다.
천안지원에서도 이날 경매가 진행됐는데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낙찰률은 37.1%, 낙찰가율은 58%로 10월 1-20일(낙찰률 44.4%, 낙찰가율 53.1%)과 비교해 낙찰률은 소폭 떨어졌지만 낙찰가율은 오히려 5%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위헌 결정 이후 낙찰률이 떨어진 것으로 봐 대전과 연기군을 비롯한 충청권 경매시장도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