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500포인트를 넘어서는 강세장에서도 주식을 대거 내다팔며 몸을 사렸던 기관들이 오를 만한 종목을 ‘제대로’ 골라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9일부터 지수가 1,500을 돌파한 9일까지 3개월 동안 기관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5개 종목의 주가상승률은 평균 20%에 달했다. 이 기간 동안 기관은 펀드 환매의 여파로 3조6,647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그 와중에 집중적으로 사들인 종목들이 높은 수익률을 올린 셈이다.
기관이 800만주 가까이 집중 매수한 LG필립스LCD의 주가는 턴어라운드 기대감에 힘입어 3개월 동안 16.37% 올랐으며,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지주회사 모멘텀과 조선업황 호조에 따른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19.73%와 27.12%씩 급등했다. 그 다음으로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에 포함된 동양종금증권ㆍ신한지주ㆍ한솔제지 등도 줄줄이 두자릿수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기관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수익률이 떨어진 종목은 4.9%의 낙폭을 보인 동부일렉트로닉뿐이었다.
반면 개인은 1,500 돌파한 상승장에서도 어김없이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안 개인들이 주로 사들인 종목은 업황 부진으로 상승세에서 소외된 하이닉스와 삼익악기ㆍ삼성전기ㆍ현대오토넷ㆍ수도약품 등이었다. 대부분 실적이나 업황, 정책 관련 악재로 주가가 발목을 잡힌 종목들로 9일까지 3개월간 주가는 평균 12% 하락했다.
이 기간 동안 유일하게 주식을 순매수한 외국인은 금융주 중심의 투자 전략으로 무난한 수익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은 외환은행ㆍ서울증권ㆍ우리투자증권ㆍ신한지주ㆍLG데이콤 등으로, 서울증권을 제외하면 모두 주가가 올라 5개 종목 평균 수익률은 11%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