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4월 14일] 나눔, 희망의 밀알

이우철(생명보험협회장)

세계경제ㆍ금융 중심지였던 미국 뉴욕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라는 불명예를 얻으면서 그 지위가 불안해지고 있다. 하지만 뉴욕공공도서관 시스템만은 세계 최고라고 평가되고 있고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다. 도서관 입구의 ‘인내와 불굴’이라는 사자상으로 유명한 뉴욕공공도서관(New York Public Library)은 맨해튼에서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인 5번가에 위치하고 있다. 엄청난 규모와 아름다운 외관으로 유명한 이 도서관은 80개가 넘는 분관이 뉴욕 전역에 퍼져있어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이렇게 잘 갖춰진 도서관 시스템은 앤드루 카네기의 나눔 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강철왕’으로 유명한 그는 지난 1901년 뉴욕공공도서관 건립에 520만달러를 기부하며 세계 최고의 도서관으로 모습을 갖추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평생 모은 재산의 대부분을 도서관 건립에 기부해 미국 전역에만 무려 1,700여개, 전세계적으로 2,800개의 도서관이 그의 기부로 건립됐다고 한다. 미국은 사회 지도층과 기업의 자발적인 기부문화가 널리 퍼져 있다. 이러한 나눔의 문화는 현재 미국을 지탱해주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도 기부와 나눔의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은 선종하면서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안구를 기증함으로써 국민들을 감동시켰다. 이로 인해 김 추기경 선종 이후 한달 만에 장기기증 신청자가 4,000명을 넘어섰고 기부활동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필자가 속한 생보업계도 어려운 이웃을 돕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매년 수익의 일부를 사회공헌기금으로 출연하고 있다. 이 기금으로 한국에 시집온 국제결혼 여성 가족을 돕기도 하고 희귀난치질환자 치료를 돕기도 한다. 사회연대은행 등과 함께 어려운 사람의 사업을 지원하기도 하고 학계의 연구사업을 지원하기도 한다. 요즈음은 금융위기 여파로 생보업계도 어려워 기금 출연이 어려워졌지만 앞으로는 출연규모가 계속 늘어날 것이다. 나눔은 받는 사람을 기쁘게 하지만 주는 사람의 마음을 더 행복하게 한다. 나눔으로써 내 것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밀알이 돼 또 다른 나눔과 희망이라는 열매를 맺어 우리에게 되돌아온다. 보험회사들의 나눔 사업이 더 확대될 수 있으면 좋겠다. 또한 우리 사회가 어려울수록 더 나누며 사는 훈훈한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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