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사람이 미래다] 동국제강, 소통하는 '철인' 육성… 노사화합 전통 이어가

동국제강 그룹 공채 신입 사원들이 대전에 위치한 그룹 연수원에서 단결력과 애사심을 키우기 위한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동국제강

동국제강 송원문화재단 장학생으로 선발된 12개 대학 48명의 이공계 대학생들이 지난 2월 포항제강소를 견학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동국제강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은 동국제강은 설립 초창기부터 다양한 소통 프로그램과 인재 육성정책을 실시하며 인간 중심 기업문화를 꽃피우는 데 앞장서 왔다. 이 같은 기업문화는 임직원의 애사심을 높이는 것은 물론 노사화합의 토대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국제강은 1977년 제정한 경영이념에 "용품과 용역을 생산하기 이전에 사람을 만드는데 우선 노력한다"고 적시함으로써 인간 중심 경영관을 공식화했다. 이후 동국제강은 인재를 키우기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적극 실시해 인간 중심 경영관을 뿌리내려왔다. 회사 관계자는 "기계화와 생산성이 최우선시되던 고도 성장기에도 동국제강은 인재를 육성하는데 아낌없이 투자해왔다"고 강조했다.


1980년대 초 국내에서는 명칭조차 낯설었던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한 것은 동국제강이 인간 중심 경영을 선도적으로 실천해왔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선발된 인원에게 별도 교육프로그램이나 업무를 부여하지 않음으로써 해당 국가의 문화와 언어를 충분히 체득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단기적인 성과나 필요가 아니라 장기적 안목을 갖고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동국제강의 그룹 연수원인 '후인원' 역시 이와 같은 기업 문화를 잘 보여준다. 후인원은 1981년 부산에 세워진 그룹연수원에서 출발, 2009년 대전에 자리잡은 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합숙을 통해 원어민 강사에게 외국어 교육을 받게 하는 등 직원 대상 교육 프로그램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신입사원들이 수강하는 정규 수업은 각 강의마다 최고의 외부 강사진을 초청, 개인적으로는 접해보기 어려운 커리큘럼으로 구성했다. 시설 또한 호텔 수준의 숙소와 최고 수준의 강의실, 피트니스센터 등 최첨단을 자랑한다.

신입사원은 후인원에서 다양한 교육을 거치며 동국제강의 이상적 인재상인 '철인(哲人)'으로 거듭나게 된다. 철인은 인간 중심의 경영철학을 기반으로 역동적 지식을 추구하는 인재를 말한다.

기존 직원들에게 후인원은 소통을 강화하는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생산현장이 지역별로 흩어져 있고 관리·기능직이 구분되어있는 그룹의 구조적인 소통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CAMP 6000'이라는 독특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직급과 직능, 근무처가 다른 그룹사 임직원들이 후인원에 모여 2박3일 간 다양한 단체활동을 하며 소통의 시간을 갖는 프로그램이다. 후인원은 이밖에도 사이버 연수원을 병행 운영하며 총 160여개의 직원 대상 교육강좌를 제공한다.

동국제강은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해외지사 주재원 인재풀을 운영하면서 상시적으로 직원들에게 어학뿐 아니라 현지화 교육 등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

또 국내 및 해외 정규 경영전문대학원(MBA) 과정의 모든 비용을 지원하는 'M100 프로젝트'를 통해 전문화된 교육기회를 제공하며 매년 일정 규모의 MBA급 우수 인력을 육성하고 있다.


이러한 동국제강의 '사람중심' 기업문화는 무파업 20년을 기록하며 노사화합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토대가 되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동국제강 노조는 1994년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한 이래 20년째 파업을 하지 않았다. "회사의 중요 사안에 대해 구성원 모두의 예지를 모아 결정한다"는 합의문화를 토대로 매월 임원진 회의인 책임경영회의나 각 사업장의 부서장급 회의에 노조 간부들이 참여하도록 장려한다. 각종 경영현안을 노사가 공유하고 함께 해결책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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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동국제강의 노사화합 전통은 불황기에 더욱 빛나고 있다. 지난해 3월 동국제강 노사는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공동 선언식'을 열고, 노조는 회사에 임금협상을 위임하고 회사는 고용 안정을 보장하며 불황타개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기로 약속했다. 이후 동국제강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오랜 시간 다져온 신뢰는 회사가 어려울 때 노사 구별없이 구성원 모두가 주인의식으로 똘똘 뭉치게 했다"며 "노사화합은 동국제강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1989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26년째를 맞는 '노사한마음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노사 간 소통을 돕고 있다. 상·하반기에 나눠 1년에 두 차례씩 관리직과 기능직을 함께 편성해 일본·중국·베트남 등지로 4박5일 간의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한다. 서로 만나기 어려운 직종 간 교류를 늘려 노사간 화합을 더욱 끈끈히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장학사업으로 철강새싹 쑥쑥

이종혁 기자

동국제강이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11년째 이어온 이공계 대학생 장학사업은 미래에 이 회사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는 텃밭이다.

동국제강은 그룹 산하 송원문화재단의 장학 사업을 통해 미래 철강 산업 인재를 지원하고 이를 통해 양성한 인재들을 채용하고 있다. 송원문화재단은 고(故) 장상태 회장이 지난 1996년 100억원을 출연해 설립했다. 장세주 회장은 출연금 규모를 400억원으로 키워 사회공헌활동의 큰 축으로 삼고 있다.

이공계 장학사업은 인재 육성과 나눔을 중시하는 동국제강의 경영 철학이 한 단계 진화한 미래지향적 사회공헌활동이다. 동국제강의 이공계 장학사업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육 기회가 부족한 지방 대학생 위주로 장학생을 선발한다.

장학생으로 뽑히면 2년간 연간 4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장 견학 등 실무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참여할 수 있다. 동국제강이 이렇게 배출한 장학생 수만도 1,023명에 달하며 지금까지 지원한 장학금은 15억원에 이른다.

학업을 마친 장학생들은 동국제강 입사 희망 시 우대 혜택을 받는다. 회사는 이들이 철강 전문가로 첫 걸음을 뗄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실제로 최근 8년간 입사한 신입사원의 약 10% 가량이 이공계 장학사업에 선발된 인재다. 첫 해 장학생은 이제 중견사원인 과장급으로 성장해 회사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이공계 대학생 장학사업은 사회적으로는 교육 불균형 해소와 일자리 연계로 공동체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기업 스스로는 우수 인재를 확보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는 윈윈(win-win) 구조 만들기에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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