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2월 4일] 의사 결정의 質

"의사결정의 질이 오직 결과에만 근거해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나는 의사결정 과정 자체에 좀 더 중점을 둬야 한다고 믿는다. 결과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나는 결과만이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의 질에 근거한 평가가 이뤄진다면 국가 공무원이나 국회의원들이 보다 효율적인 일을 할 것이고 이것이 결국 국민에게 더 잘 봉사하는 길이라고 강하게 믿는다." 미국의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이 한 말이다. 미국의 행동과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에드워드 루소 박사와 폴 슈메이커 박사는 그들의 저서 '이기는 결정'에서 루빈의 말을 인용해 '좋은 의사결정의 결과는 의사결정 과정과 그에 따른 좋은 실행과정으로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해석하기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가 될 수 있는 루빈의 말은 세간의 화두인 세종시 사안에 적지 않은 힌트를 준다. 오랜 세월 동안 심리학자들은 의사결정의 핵심 원리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숱한 실험을 벌였다. 명쾌한 해답을 내리기 위해 각종 가설을 세우고 나름대로 이론을 펼쳤다. 꽤 성공적인 답을 내놓아 노벨상을 차지한 이들도 있다. 루소와 슈메이커 박사도 의사결정의 원칙을 고민한 학자 가운데 하나다. 그들은 '의사결정은 결과보다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대명제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두 학자는 현대인들이 객관적으로 드러난 효용성과 결과만을 중시한 채 의사결정 과정을 무시한다고 꼬집는다. 그들은 결과가 의사결정의 질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 행정부의 최고 의사결정권자 가운데 한 명이었던 루빈의 말은 세종시 수정안이라는 의사결정의 고민을 안고 있는 우리 정치권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 주목할 대목은 그가 좋은 의사결정의 목적을 언급한 부분이다. 그는 "국민에게 더 잘 봉사하는 길"을 위해 의사결정을 하기를 원했다. 우리 정치권이 세종시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궁금하지만 그것이 '국민에게 더 잘 봉사하는 길'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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