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는‘독설도 귀재’
짐 로저스(사진)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와 월가 등을 싸잡아 비판하면서 거침없이 쓴 소리를 퍼부었다.
텔레그라프 등 외신에 따르면 로저스 회장은 이날 ‘로이터 투자전망 서밋’에서 “미 정행정부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위협(threats)”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버냉키 의장을 지목, “그는 입을 열 때마다 틀린 말을 해왔다”며 “나는 그가 발언할 때마다 두려움을 느낀다”고 비꼬았다.
로저스 회장은 이러한 독설의 근거로 미국의 잘못된 물가산정 방법을 꼽았다. 그는 미 노동부가 물가수준을 측정할 때 이미 가격이 급락한 주택분야를 크게 반영, 실제 인플레이션 비율보다 낮은 수치를 도출하고 있으며 FRB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버냉키 의장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FRB를 폐지하고 물러나라”는 원색적인 비난까지 했다.
월가에 대한 비판에도 핏대를 세웠다. 로저스 회장은 “내가 학생이던 1960년대에는 아무도 월가에 가지 않으려 했고 1970년대에는 바보 녀석(idiot sons)들이 갔다”며 “경영학석사(MBA) 학위 소지자들은 지금까지 잘못만 저질렀다”고 일갈했다. 그는 “금융(finance)보다는 농업(farming)에서 일자리를 찾는 게 더 부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 재정위기와 관련해선 “유로존이 10 ~ 15년 후까지 존재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극단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영국을 유럽 재정위기의 취약(vulnerable) 국가로 지목하며 “5년 후에는 파운드화 가치가 유로화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상품투자에 대한 예찬은 여전했다. 로저스 회장은 “세계 경제가 좋아지면 상품 가격은 (수요증가에 따른) 공급부족으로 올라갈 것이고 세계 경제가 나아지지 않으면 중앙은행이 돈을 더 찍어낼 것이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며 “온스당 1,400달러 대에 육박한 금 가격이 2,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