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양국이 내일(24일)로 수교 5주년을 맞는다. 지난 92년 8월24일 한·중양국은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함으로써 우리나라는 북방외교의 마지막 정상을 정복했다. 노태우정권의 치적 가운데서 꼽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업적이 바로 90년 구소련과의 국교정상화를 비롯, 중국수교 등 소위 북방외교다.당시 한·중양국의 수교는 구소련과는 다른 의미에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중국이 구소련이 몰락한후 사실상 사회주의의 종주국이라는 점과 한국전쟁에 개입, 우리나라와 총부리를 맞대고 싸운 적대국이었다는 점에서다.
한·중양국은 수교 5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 걸쳐 괄목할 만한 관계발전을 이루었다. 한국전쟁 발발 후 40여년이라는 간극이 있었지만 지난 5년간의 양국관계는 상전벽해와도 같은 느낌이다.
정치외교적인 부문에서 보면 지난 5년간 두나라간에는 대통령의 두차례 중국방문과 강택민 국가주석의 방한,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담 등 6차례의 정상회담이 이루어졌다.
특히 경제관계는 수교이래 교역량이 매년 35%씩 증가하고 있다. 양국간의 교역량은 93년엔 90억8천만달러(수출 51억5천만달러·수입 39억3천만달러)였으나 지난해엔 1백98억5천만달러(수출 1백14억2천만달러·수입 84억3천만달러)로 늘어났다. 투자도 활발, 수교전 2억4천만달러에서 지난 6월말 현재 3천8백80건에 45억8천만달러로 급증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해외투자국이다. 지난해만도 63만4천명의 상호왕래가 있었다.
한·중수교는 우리의 경제력에 중국의 개방의지가 맞아 떨어진 타이밍의 접합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북한의 집요한 반대에도 불구, 이데올로기보다 이해관계를 택한 것이다. 그러나 한·중 양국간에는 앞으로 극복해야 할 난관이 많다. 우선 중국은 정치적으로 사회주의 국가다. 북한의 유일한 혈맹이다. 한반도 안정이나 통일의 열쇠도 중국이 쥐고 있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북경은 한국 외교의 중요한 축이며 역량의 실험대다.
경제적으로 중국은 지난 7월1일 홍콩 반환으로 대중화경제권의 구상을 펼치고 있다. 연 10%이상씩 성장, 2050년께는 경제 총량규모면에서 세계의 선두로 나서게 될 것이며 국민총생산(GNP)도 선진국 수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와 있다. 우리에게는 동반자이면서도 경쟁상대다. 공동번영을 위한 양국간의 관계 재설정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