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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 도시문화를 바꾼다] <5> 캠퍼스, 작품을 품다

대지에 순응하며 자연에 녹아든 '도심속 여백의 美'<br>숭실대 조만식기념관 건물 사이 빈 공간 적극 활용<br>대룡중, 병영 같던 이미지 탈피 소단위 棟배치로 자연 끌어안아<br>콘크리트 대신 고령토 벽돌 이용 동신대 기숙사 창의성 돋보여

2008년 한국건축문화대상 대상 수상작 숭실대 조만식기념관&웨스트민스터홀.

2007년 본상 수상작 대룡중학교.

2006년 본상 수상작인 동신대 기숙사.

캠퍼스는 한 시대의 정신을 투영하는 공간이다. 한국 현대사에서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것을 넘어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이상을 표출하는가 하면 미래의 꿈을 키우고 다음어가는 사색과 창조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왔다. 이 같은 가치는 건축에도 영향을 미쳐왔다. 복잡한 도심에서도 가장 자연과 근접한 풍경을 그려낼 수 있는 건축물이다. 건축가들이 가장 구현하고 싶어하는 '과거와 현대의 조화' 라는 주제가 가장 이상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한국건축문화대상은 지난 20년간 도시지역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배움의 전당인 학교 건축물을 지속적으로 세상에 알려왔다. 캠퍼스는 이제 학생들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도심 속 여백의 공간으로 다가서고 있다. ◇자연과 동화되는 캠퍼스=지난 2008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한 '숭실대 조만식기념관&웨스트민스터홀'은 서울시 동작구 서달산의 자연공간과 인접해 있으면서도 그 혜택을 막아왔던 건축물을 해체해 캠퍼스 분위기를 회복했다. 버려진 공간이었던 건물 사이 공간들을 적극적으로 디자인해 새로운 시대정신을 갖춘 완벽한 캠퍼스로 재탄생시킨 것은 '단순한 건축물 이상'이라는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2007년 본상 수장작인 '대룡중학교'는 '국가백년지대계'라는 교육의 가치를 가장 효율적으로 실현한 공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일제강점기 시절 병영과 같았던 기존 학교의 이미지를 탈피해 동(棟) 배치를 주변 자연환경에 스며들도록 소단위로 분할했다. 학교 주변을 전면 25m 완충 녹지띠로 두르고 어린이공원과 야산으로 꾸민 것도 학생들의 인성 함양을 위한 방안이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석관동캠퍼스(2007년 우수상)'는 협소한 부지의 한계를 전혀 느낄 수 없을 만큼 마스터플랜이 빼어난 실험적 작품이다. 적은 예산으로도 학교가 필요로 하는 공간들을 잘 만들어냈고 마감재료도 학생들의 건강을 생각했다. 단순해 보이는 회색 매스 사이로 다양한 레벨의 데크가 형성하는 완만한 경사 지형, 선큰ㆍ필로티의 오픈 스페이스는 캠퍼스에 다채로움을 더해 서울의 새로운 예술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밖에도 2007년 우수상을 수상한 서울예술대 안산캠퍼스는 주변 지형에 순응하고 비움과 비움이 중첩되는 흐름의 자취를 따라 자연에 스며들어가도록 그려낸 예술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기숙사, 커뮤니티가 되다=대학 기숙사는 단순한 숙소의 개념을 넘어 학생들 간 가치관과 생활언어를 공유하는 장이다. 2006년 본상 수상작인 동신대 기숙사는 전남 나주시 금성산 동남쪽 자락에 지상10층 형태로 넓게 자리잡고 있다. 기숙사의 큰 매스를 적절히 분절하고 중성적인 콘크리트 대신 고령토 벽돌로 친근한 질감과 색을 가지는 입면을 만들고 그 위에 장식적 요소를 과감하게 쓰는 동시에 선큰광장 등을 도입해 제도화된 건물의 느낌을 최소화했다. 공사비가 충분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예산안에서 작가의 창의성을 맘껏 발휘한 작품이다. 공용시설 상부의 2층 광장은 뒷산과 연결되는 필로티와 계단식 화단으로 만들어진 난간을 통해 자연과 건물이 일체화되면서 시각적인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2007년 일반주거 부문 대상을 수상한 배재대 국제언어생활관은 다양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학생들의 경향을 반영해 단순한 '수용'의 개념에서 탈피했다. 학생들이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면서 서로의 가치관을 교류하는 교육의 연장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학습의 장을 구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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