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한국, 호모 디아볼루스 나와야 한단계 더 도약"

현대경제硏 보고서<br>선진국 따라가기 전략 한계<br>독창적인 미래 개척 위해선 에디슨·잡스 같은 인재 요구<br>부조화적 인간에 기회 주고 다른 가치에 포용력 넓혀야


선진국 따라가기 전략이 한계에 다다른 한국 사회가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토머스 에디슨, 스티브 잡스와 같은 한국판 호모 디아볼루스(말성꾸러기형 인간)가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2일 내놓은 '호모 디아볼루스가 세상을 바꾸다'라는 제목의 연구 보고서에서 "한국의 선진화는 남이 닦은 길만 따라가서는 불가능하며 혁신을 통해 스스로 나아갈 길을 발견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호모 디아볼루스는 인간을 의미하는 '호모(Homo)'와 말썽꾸러기를 뜻하는 라틴어인 '디아볼루스(diabolus)'의 합성어다. 미국의 에디슨과 스티브 잡스처럼 기존 교육제도를 거부하고 자신의 능력에 따라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는 인간을 비유할 때 쓰인다.


보고서는 한국은 지난 50년간 절대빈곤 국가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유일한 사례로 전세계 개발도상국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다른 선진국이나 기업이 이룩해놓은 성과를 따라가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나아갈 길을 독창적으로 개척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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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39%로 독일(28%), 미국(20%), 일본(27%)보다 높은 편이지만 국가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은 74개로 13위에 머물고 있는 점이 단적인 예다. 이에 따라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것을 넘어 이들을 중독시킬 수 있는 킬러상품(killer product)을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보고서는 한국이 처한 딜레마를 극복하려면 패러다임 전환에 버금가는 변화가 요구된다고 지적한 뒤 에디슨이나 잡스에 비견되는 창의적인 인재가 한국에서도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의력은 조화에서 부조화로 전이될 때나 조화로운 특징보다 부조화적인 특징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개인에게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부조화적인 동시에 창의적인 인간에 해당하는 호모 디아볼루스가 주목을 받는 이유다.

보고서는 "한국사회에서 창의적이고 능력 있는 사람들도 공식적인 교육을 통해 호모 디아볼루스의 자질을 줄이면서 금융·의료·법조계 등 표준적인 직업에 안착해 실망감을 던져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부조화적인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사회일수록 호모 디아볼루스의 등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해당사회 또한 그만큼 더 창의적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에디슨과 잡스의 경우처럼 어린 시절 문제아 취급을 받던 이들이 결국 세상을 바꾼 혁신가로 성장한 것처럼 한국사회도 다른 사고와 가치에 대한 포용력을 넓혀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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