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연기금 '쌍끌이…' 시총 3년만에 1,000조 시대 '눈앞'


1년간 계속된 박스권 뚫어…3분기 실적 기대 반영으로 당분간 강세 지속 국내 증시가 1,800선을 넘어서면서 새로운 추세상승을 향한 시동이 걸렸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되고 있는 가운데 뛰어난 기업실적과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코스피지수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타면서 시가총액도 1,000조 돌파를 눈앞에 뒀다. 국내 증시는 앞으로도 글로벌 경기의 점진적인 개선과 실적 모멘텀 지속 그리고 외국인∙연기금의 매수세에 힘입어 추가 상승을 계속할 것이란 분석이다. ◇더블딥 우려 축소에 ‘실적∙유동성∙저평가’매력 발산=10일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넘어서자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가 지난 1년간 지루하게 이어져 온 박스권을 뚫었다는데 의미를 부여했다. 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6월 수준으로 완전히 복귀한 셈이다. 우선 최근 발표되고 있는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더블딥을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점이 1,800선 돌파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됐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1,800선에 대한 강력한 저항으로 작용했던 글로벌 경기 우려가 최근 감소하면 박스권 돌파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금융위기 속에서도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엔화 강세 등 환율 효과에 힘입은 국내 기업들의 빼어난 실적과 글로벌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그리고 국내 증시의 낮은 밸류에이션 메리트도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기업들은 실적이 상당히 좋았지만 세계경제 불안으로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했다”며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9배에 불과할 정도로 저평가 메리트가 서서히 부각된데 따른 결과”로 풀이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진국보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 시장에 대한 투자 매력이 부각되면서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시가총액 1,000조 돌파도 눈앞=코스피지수가 이날 1,800선을 돌파하면서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도 996조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2007년 11월 7일(시총 1,019조원) 이후 최대치다. 따라서 지수가 1,810선에만 도달해도 1,000조를 넘어서게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지난 2008년 10월24일 코스피지수가 938포인트까지 하락하면서 시총이 477조원까지 줄어들었던 점과 비교하면 2년도 안돼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돌파하고 시가총액이 1,000조에 육박하게 된데는 외국인과 연기금 등의 활발한 매수세가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 외국인들은 글로벌 저금리에 따른 달러 캐리트레이드 자금을 앞세워 지속적인 순매수를 보이면서 증시를 끌어올렸다. 금융위기 이후 코스피지수가 처음으로 1,700선을 넘고 박스권 장세에 돌입했던 지난해 9월말 이후 1년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15조원에 가까운 순매수세를 보였다. 연기금 역시 같은 기간 5조7,000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이면서 증시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는데 앞장섰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넘어서면서 국내 증시 시가총액이 다시 1,000조 시대를 열었다는 점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그동안 외국인의 ‘외끌이’에서 앞으로는 연기금까지 가세한 두 주체의 ‘쌍끌이’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연내 1,900 넘을 것”기대감 고조=전문가들은 앞으로 증시 전망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각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연말까지 코스피지수 예상밴드를 보면 저점이 1,700초반, 고점은 1,900대 중반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연내 2,000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특히 이달 중순 이후부터 국내 기업들의 3∙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국내외 경기선행지수가 조만간 상승세로 반전되면서 지수를 이끌 것이라 기대가 높다. 증권정보제공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3∙4분기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전분기에 비해 11% 증가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8%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치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기인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앞으로는 3∙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되면서 다음달까지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앞으로 한국과 중국의 경기선행지수의 반전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가 완전히 안정화됐다고 판단하기 이르다는 점에서 상당 폭의 등락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많다. 구희진 센터장은 “더불딥 우려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여전해 당분간 일시적인 증시의 출렁거림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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