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현대중공업의 대량매매(블록딜)에 따른 오버행 이슈 부담으로 하락했다.
현대차는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2.41%(5,500원)하락한 22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중공업이 현대차 보유지분 320만여주를 장 시작전 대량 매매 방식으로 매각해 오버행 이슈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전날 공시를 통해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현대차 보유주식 760만3,420주 가운데 320만3,420주를 처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의 현대차 보유지분은 기존 3.45%에서 2.0%로 줄었다. 주당 매도단가는 16일 종가(22만8,500원)보다 3.72% 할인된 22만원으로 처분금액은 7,000억원에 달했다.
안상준 동양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블록딜 방식으로 현대차 주식을 처분하면서 대량의 매도 대기 물량 우려가 부각돼 주가가 하락했다”며 “현대차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신차 출시 계획이 없는 데다 글로벌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수익성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여 향후 주가 상승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현대차 지분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에 상승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전날보다 0.85%(2,000원)오른 23만 8,500원을 기록해 8거래일만에 상승했다.
현대차 지분 매각으로 약 7,4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하게 돼 자금사정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 점이 투자심리를 개선시킨 것으로 풀이됐다.
박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수주한 드릴쉽에 대한 건조자금을 마련해야 했고 순차입금이 올 연말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자금 압박이 불가피한 구조였다”며 “현대차 지분 매각은 묶여있던 현금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할인율이 적정 수준이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매입 시점은 모두 다르지만 현대중공업의 현대차 지분 평균 매입 가격은 6만8,000원으로 이번 매각을 220% 수준의 수익을 챙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