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11월 통계청 조사 기준 전국의 자영업자 수는 약 560만 명. 하지만 각종 통계지표를 통해 살펴본 그들의 경제적 상황은 하루하루 버티기도 힘들 만큼 열악하다. 그런데도 은퇴를 맞은 베이비 붐 세대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레드오션이 되어버린 자영업 시장으로 월 3만 명씩 몰려들고 있다. 개업 3년 안에 49% 이상이 폐업한다는 대한민국 자영업 시장에서 매월 3만 명씩 증가하는 골목 사장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자영업 대란이 시작 되었다. 국민 4명 중 한 명은 자영업자인 대한민국에서 그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대한민국 자영업의 위기를 진단하고 그 대안을 모색해 본다.
◇준비 없이 뛰어드는 사람들
2012년 3월말 우리나라 자영업자 가구는 전체 가구의 25.7% (459만 2천 가구). 국민 4명 중 1명이 자영업을 하고 있다. 여기에 취업난의 청년, 회사에서 밀려난 조기퇴직자, 퇴직한 베이비붐 세대들이 계속해서 자영업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경제적 필요에 의해, 당장의 생계를 위해 쫓기듯 창업하는 사람들. 그러다보니 자영업자의 평균 창업 준비기간은 3개월. 준비 없이 창업한 그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지난 2012년 2월, 종로에서 음료전문점을 창업한 김 모 사장. 그는 건설회사 직원으로 17년간 근무했다. 40대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회사에서 밀려나 결국 조기퇴직을 선택, 자영업시장으로 뛰어들었다. 프랜차이즈 업체와 상담을 한 뒤 많은 준비 없이 퇴직금 1억 원, 지인과 은행에 대출받은 1억 원, 총 2억 원을 가지고 시작한 자영업이었다. 처음 개업한 후 6개월간은 소위 말하는 ‘오픈빨’을 받아 장사가 잘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매출은 점점 감소하였고 김사장이 공개한 하루 매출전표엔 고작 6만 6천원이 적혀 있었다. 기대와 달랐던 현실에 그는 당황하고 있었다.
◇700m 거리에 치킨집만 20군데, 2014 치킨전쟁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치킨! 지금 치킨집 사장들 역시 말 못할 속앓이를 하고 있다. 큰 기술, 많은 자본력 없이 시작할 수 있고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많은 서민들은 여전히 치킨집 창업을 선호하고 있다. 한집 걸러 한집인 치킨집은 이미 과포화상태. 그 속사정은 어떨까? [MBC 다큐스페셜] 제작팀은 의정부 망원사역 앞 먹자골목을 찾았다. 700m의 짧은 먹자골목에는 약 20군데의 치킨집이 자리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이 골목에 치킨집이 많은 것은 아니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치킨집이 계속해서 늘어났고 현재의 상태가 되었다고 한다. 치열한 경쟁과 소위 ‘나눠먹기 장사’로 하루하루를 버텨가는 고달픈 상황. 치킨집 사장들의 말 못할 속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잃어버린 1억 3500만원
2009년 1월 20일, 용산참사의 원인을 제공했던 권리금 문제, 그 후 5년이 지났지만 권리금은 여전히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적게는 수백 만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에 이르기까지. 기존 점포가 보유하고 있는 고객과 영업방식을 이어받는 대가로 건물주와 상관없이 상인들 사이에 오고가는 권리금. 2001년도 말에 시행된 상가임대차보호법이 있지만, 보호법 안에 속하는 점포는 그리 많지 않다. 이런 점을 악용한 일부 건물주들은 점포를 강제로 쫓아내고 상인의 권리금을 가로채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제작팀은 지난 1월, 종로에서 신 모 사장을 만났다. 그는 1995년 5월 지금의 자리에 중국음식점을 차리며 전 세입자에게 권리금 1억 3500만원을 주었다. 약 19년간 장사를 한 신사장에게 건물주는 2012년 10월, 느닷없이 ‘제소 전 화해조서’를 내밀었다. 월세 300만원, 보증금 3500만원 인상을 요구했고, 수락할 수 없다면 1년만 장사를 하고 가게를 비워 달라고 말했다. 눈물로 화해조서를 쓴 신 사장은 권리금 한 푼도 받지 못하고 그 가게를 비워줘야 할 처지가 되었다. 계약이 끝나던 1월 3일부터 신 사장은 집에 가지 못하고 가게에서 생활하고 있다. 언제 강제철거가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 신 사장은 가게를 지킬 수 있을까? 약 3개월에 걸친 그 뒷이야기가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