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사상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두번째로 추기경에 서임된 정진석 대주교는 너그러운 인품과 소탈한 성격으로 사제들과 신자들에게 존경을 받아왔다.
지난 31년 서울에서 태어난 정 대주교는 61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서울 중림동 본당 보좌신부와 성신고 부교장, 천주교중앙협의회 총무 등을 거쳐 70년 주교로 수품됐다. 원래 서울대 공대를 졸업했지만 성직자로서의 길을 가기 위해 다시 가톨릭대 신학부에 입학한 뒤 사제로서의 인생을 시작했다.
정 대주교는 교회 내에서 교회법의 대가로 통한다. 88년 ‘전국 공용 교구사제 특별 권한 해설’을 펴낸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22권의 교회법 관련 저서를 출간했다. 오웅진 신부가 사회복지단체 꽃동네를 설립하는 데도 정 대주교가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 75세인 정 대주교는 80세가 안됐기 때문에 김 추기경과 달리 교황 서거 또는 새 교황을 뽑는 주교 비밀회의(콘클라베)에서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가진다. 정 대주교는 성모영보(聖母嶺報) 대축일인 오는 3월25일 로마 교황청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리는 공개 추기경회의에서 공식 서임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