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항의·항공기 운항 차질·환자 속출등 이어져
9일 강한 황사현상이 이틀째 전국을 휩쓸면서 항공기 운항 차질, 단축수업 등 피해가 계속됐다.
그러나 서울시내 초등학교 학생들은 짙은 황사에도 불구하고 오전에 등교해 일부 학부모들의 항의가 이어졌으며 휴업조치가 권고되는 황사중대 경보는 이날 새벽시간대에 발령이 돼 효과를 보지 못했다.
■ 학부모 항의소동
이날도 전날에 이어 각 지역 교육청은 교장 재량에 따라 휴교나 단축수업 여부를 결정하도록 해 대부분의 초등학교들이 학생들을 등교하도록 했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의 경우 "모래바람이 그치지 않고 계속되고 있는데도 학교측이 학생보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강하게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으며, 단축수업 여부를 확인하는 전화도 끊이질 않았다.
특히 실외활동과 외출자제 그리고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휴업이 권고되는 '황사중대경보'가 이날 새벽 1시에 내려지는 바람에 교육청, 학교 등 유관기관과의 협조도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서울 은평구 갈현초등학교의 경우 휴교와 단축수업에 대해 문의하는 전화가 아침부터 쉬지 않고 계속됐으며 이틀째 체육수업과 야외활동을 금지했다.
전날에 이어 단축수업을 하기로 결정한 서울 성수2가 경수초등학교도 등교여부를 확인하는 학부모들의 문의전화와 황사속 등교에 대해 항의하는 전화가 100여통이 들어오는 등 학교마다 전화가 쇄도했다.
학부모 이진숙(36)씨는 "아침 뉴스를 보고 황사가 더욱 짙어졌다는 사실을 알게됐지만 학교측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어 모래바람 속에 애를 학교에 보냈다"며 "당연히 휴교조치 등이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방이초등학교 이영순교감은 "교육청으로부터 전날과 마찬가지 지침이 내려와 단축수업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며 "휴교령이 내려지지 않은 한 아이들을 등교시키는것 외에는 학교측으로서는 뾰족히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거리 공항, 표정
황사 현상은 전날보다 오히려 짙어져 서울지역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 지방에서 관측됐다.
서울시내 거리도 황사가 연일 계속되자 행인들의 발길이 뚝 끊겼으며 차량들도 일부 상습 체증지역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일부 국내선 항공기 운항도 이틀째 차질을 빚었다.
전날 67편의 국내선 항공기가 운항되지 못한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여수와 포항등 2개 지방공항과 김포공항을 잇는 국내선 항공기 10여편이 결항됐다.
이들 지방공항은 활주로가 짧아 시정(視程)이 4천500m 이상 확보되어야 항공기 착륙이 가능한데 짙은 황사 등의 영향으로 시정이 4천m를 밑돌아 항공기 결항이 속출했다.
■ 병원 환자들로 북새통
황사현상이 계속되자 전날보다 병원마다 10-20% 늘어난 환자들로 호흡기,눈, 피부 관련 병원들이 북적였다.
서울 논현동 아이클리닉 신수정원장은 "황사현상이 올때마다 눈에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특히 가려운 눈을 그대로 비비는 어린이 환자들이 늘어났다"며 "외출 후에는 손과 발 뿐만아니라 눈도 맑은 물로 씻어줘야 한다" 고당부했다.
한편 기상청은 전국을 뒤덮고 있는 사상 최악의 황사는 9일까지 전국에 영향을 미친 뒤 오후늦게부터 해상으로 빠져나가 10일에는 크게 약해질 것으로 예보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여운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