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7월 5일] 당신은 왜 일하는가

탄생 100주년, 세계는 가히 피터 드러커 열풍에 휩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에코 퍼레이드와 다양한 워크숍이 열리는가 하면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드러커와 관련된 청춘 야구소설이 등장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고교 야구부의 매니저를 맡고 있는 여학생이 우연히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라는 책을 샀다가 이를 운동부 운영에 접목시킨다는 내용으로 벌써 50만부 이상 팔렸다.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드러커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에게는 별로 달가운 이름은 아닌 듯하다. '혁신' '자기 계발' 이러한 단어들이 피로감을 자아낸다고 한다. 왕왕 작업능률, 사주의 이익을 창출해내기 위한 수단으로 오해되기도 한다. 드러커가 주목한 '혁신'은 사실 조직사회에서 개인이 행복을 어떻게 추구해야 할 것인가 하는 데서 출발했다. 드러커는 혁신을 하나의 자기성숙의 과정으로 보았다. 어떤 난관에 부딪혔을 때 30대의 해결능력과 60대의 해결능력이 같을 수 없다. 같아서도 안 된다. 세상의 변화에 맞춰 성숙해가며 우리는 변화해야 한다. 요즘 공기업에서도 선진화가 화두다. 조직의 변화에는 조직의 가치와 본업에 충실하며 시대에 발맞추고 있는가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조직 확장의 논리나 개인적 욕심에 의해 불필요한 사업이나 조직을 고집하고 있지는 않는지. '왜 일하는가' 우리 모두 자문해볼 문제다. 일본의 장수기업 '닌텐도'는 지난 120년간 '재미를 준다'는 본업에만 충실해왔다고 한다. 덕분에 화투에서 시작해 트럼프, 완구, 컬러TV용 게임, 닌텐도DS까지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를 주도할 수 있었다. 조직의 변화는 개인이 조직의 가치를 공유하고 동참할 때 눈부시게 빛을 발한다. 우리 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도 인트라넷•동영상•사내메일•제안제도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조직의 비전을 공유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세계 최고의 안전성으로 환경을 보전한다'는 우리 기관이 가진 단순명료한 가치는 사실 큰 축복이기도 하다. 직원 모두에게 큰 자부심을 주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청장년 시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신명을 바쳐 불모지였던 원자력산업을 일구는 데 동참했던 것은 '에너지 자립을 위해 일한다'는 뚜렷한 조직의 가치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40년이 넘는 근로생활 동안 고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변화와 성숙을 이뤄내려면 '나는 왜 일하는가'에 답해볼 필요가 있다. 조직 선진화도 여기에서부터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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