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상록수’의 작가인 고 심훈 선생이 경기고교에서 제적된 지 86년 만에 명예졸업장을 받게 된다. 경기고는 6일 고 심 선생의 유족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 1915년 경성고등보통학교에 입학했던 심 선생은 4학년에 재학하던 중 졸업을 한달 가량 앞두고 1919년 3월1일 서울 탑골공원에서 열린 3ㆍ1 독립운동에 참가, 시위에 앞장섰다가 일본 헌병대에 체포됐다. 이후 3ㆍ1 독립만세운동에 참가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형을 확정받은 뒤 4개월간 투옥생활을 하면서 학교에서 제적당했다. 심 선생이 헌병대에 체포되지 않았다면 1919년 3월 말 경기고 15회 졸업생이 되는 것이었다.
경기고가 늦게나마 심 선생에게 명예 졸업장을 주기로 한 것은 유족들과 경기고 교직원 및 동창회 사이에서 심 선생을 명예 졸업생으로 하자는 움직임이 일었기 때문. 이에 따라 경기고는 명예졸업장심사위원회를 개최, 고인이 독립운동가와 문학가로서 높은 업적을 남긴 점을 높이 평가해 명예 졸업장 수여를 결정한 것이다. 심 선생은 투옥생활을 끝낸 뒤 1920년 중국으로 유학을 떠나 항저우주의 치장 대학에서 수학했으며 1923년 귀국, 극문회를 조직해 본격적인 창작활동을 벌였다. 소설 ‘상록수’ 외에 영화소설 ‘탈춤’과 ‘동방의 애인’, 장편 ‘영원의 미소’ 등을 신문에 연재했던 그는 1936년 장티푸스에 걸려 향년 36세로 작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