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사물인터넷 시대 지금 준비 안하면 잘나가는 IT기업도 20년뒤엔 도태

■ 사물인터넷 (편석준 외 3명 지음, 미래의창 펴냄)



어느 저녁, 나는 어둠을 뚫고 길을 걷고 있다. 환한 조명은 내가 걷는 길을 따라 하나 둘 켜진다. 내리막길에 들어서자 이어폰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자동차를 부를까요?"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방해하지마, 계속 노래를 들을거야."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니 아내의 방문 테두리가 빨갛게 반짝인다. 그녀의 생체 리듬이 반영된 불빛은 '방해금지'라고 말하고 있다. 주방으로 발길을 돌린 내가 "늘"이라고 외치자 주방이 알아서 움직인다. 수납장에 불이 들어오더니 포트 속 물이 끓기 시작한다. 잠시 소파에 앉았다. 내 앞의 거울이 내 모습을 스캔하더니 '내 머리카락이 지난 1년간의 평균보다 길어졌고 미용실 방문이 5일 늦어졌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단골 미용실의 예약 가능 시간을 정리한다. 2035년, 어느 신혼부부의 저녁은 그렇게 지나가고 있다.


데스크톱이 인터넷에 연결된 뒤 스마트폰이 인터넷에 연결되기까지 20년이 걸렸다. 책은 앞으로 20년 동안은 인간 주변의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심지어 상호소통하는 '사물인터넷의 시대'가 가속화 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사물인터넷 시대의 도래는 인간 커뮤니케이션 전면의 변화를 의미한다.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많은 것들이 바뀌었듯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더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변화에 휩쓸려갈 것인가, 변화를 먼저 읽고 준비할 것인가. 책은 "지금 대처하지 않으면 아무리 잘 나가는 IT기업이라도 20년 후엔 생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의 말로 미래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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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에 대한 개념 설명과 글로벌 기업들의 사물인터넷을 둘러싼 경쟁, 사물인터넷이 일상이 된 미래와 그 속에서 창출되는 기회를 꼼꼼하게 정리했다. 저자들은 사물인터넷 시대의 일상을 고령화와 맞물린 헬스케어, 스마트카,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등 4개 섹터로 나눠 떠오르는 산업과 새로 생겨날 기회, 성공사례 등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예컨대 미국 프로그레시브 보험회사는 사물인터넷 기술을 이용해 성공한 대표 케이스다. 이 회사는 '프로그레시브 스냅샷'이란 운전행태 측정기를 설치, 운전자의 운행시간과 시간대, 운전경로와 습성 등 데이터를 전송받아 분석한 뒤 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적은 운전자라고 판단되면 최대 30%까지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상품을 출시했다. 운전자는 자신의 운전 행태를 공개해야 하지만 파격적인 보험료 할인 혜택으로 미국 운전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삼성과 구글, 애플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사물인터넷에 주목하는 이유가 궁금한가. 이 책이 그 답을 건네줄 것이다.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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