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노사 산업평화선언 절실하다

단기전으로 끝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던 이라크 전쟁이 중장기전으로 갈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대두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치솟고 주요국의 주가가 폭락하는 등 우리경제는 물론 세계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이 이라크전이 단기에 끝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현재로서 전쟁이 얼마나 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동전이 장기화될 경우 세계경제는 물론 우리경제가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이라크전이 조기에 끝난다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북한 핵 문제라는 지정학적 위험을 안고 있다. 북한 핵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그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처럼 경제외적인 불안요인이 많을 때 일수록 경제가 안정 성장을 유지하려면 경제내부적인 불안요인이 적어야 한다. 불행히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제가 전반적으로 가라앉고 있는 가운데 `SK 쇼크`를 비롯해 신용카드사 및 가계대츨의 부실화 등 많은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우리경제에 대한 신인도가 흔들리고 외국인투자 유출이 늘어나고 있는 데서 우리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어느 정도 인지를 읽을 수 있다. 이런 경제내적인 문제들로 인해 비록 이라크전이 단기에 끝난다 하더라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2-3%선으로 추락하는 위기를 맞을지 모른다는 비관론이 적지않은 실정이다. 특히 북한 핵 문제와 함께 노사관계의 안정여부가 앞으로 경제사정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경제외적 변수인 북한 핵 문제를 제쳐두면 결국 노사관계 안정이 경제위기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새 정부가 내놓은 노동정책 방향과 노조의 기대감 등으로 미루어 비추어 많은 쟁점을 둘러싸고 노사간 대립과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임금인상을 비롯한 임단협의 경우도 노사 양측의 입장차이가 커 올해 노사관계가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문제는 노사관계마저 악화될 경우 내우외환에 비틀거리고 있는 우리경제가 위기를 헤쳐나가기가 어려울 것이란 점이다. 지금이야 말로 최근 경제5단체 부회장들이 내놓은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노사현안 논의와 노사갈등을 유보하자”는 내용의 산업평화선언 제안을 실현시킬 때이다. 노동부도 노사정위원회가 나서 줄 것을 요청해 놓고 있다. 노사정이 과거의 산업평화선언 경험을 살려 경제난 타개를 위한 사회적 합의정신을 발휘해 해 주기를 기대한다. 경제가 노사갈등을 견뎌낼 힘이 없다. 싸울 때 싸우더라도 지금은 노사가 힘을 합쳐야 할 위기 상황이다.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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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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