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근로시간 단축 등 쟁점 노사정위로 넘길 듯

노동현안 핵심쟁점에 대한 노사 입장

국회 노사정 소위 두달 공회전 끝 활동 종료

17일 비공식 협상 남았지만 극적합의 가능성 거의 없어

민주노총 새 기구 구성 주장… 노동현안 표류 지속 우려도


산적한 노동 현안 해결을 위해 지난 2월 구성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노사정 소위원회의 활동 기한이 15일로 종료됐다. 노사정은 두 달간의 소위 운영 기간 동안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원론에 대해서만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을 뿐 근로시간 단축의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통상임금, 노사관계 개선 방안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다. 노사정 소위는 17일 다시 한 번 비공식 협상에 나설 계획이지만 경영계와 노동계의 입장 차이가 너무 커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5일 전체회의를 열고 노사정 소위 활동 경과를 보고 받았다. 예정대로라면 노사정 소위가 14일까지 마련한 합의안 또는 권고안이 이 자리에서 보고됐어야 했지만 노사정 소위가 여러 쟁점의 대한 의견 차를 좁히는 데 실패하면서 이날 경과 보고는 그간의 회의 일정을 되짚는 수준에 그쳤다.


환노위는 17일 비공식 회의를 통해 어느 정도 큰 그림만 잡히면 다시 법안 소위, 전체회의 일정을 잡고 입법 절차를 밟을 계획이자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가장 뜨거운 이슈인 근로시간 단축의 경우 현재 주당 68시간인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데 원칙론적으로 뜻을 모았지만 구체적인 시행시기, 특별 연장근로 허용 상한선 등에 대해서는 한 발도 진척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우선 시행 시기와 관련해 정부와 경영계는 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노동계는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 타협이 쉽지 않아 보인다. 중소기업에서는 중소기업이 사라지길 원하지 않는다면 인건비 상승 등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사합의를 통해 연장근로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관련기사



통상임금의 경우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한다는 취지의 지난해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준하는 수준의 권고안이 도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소위는 '패키지딜(일괄협상)' 방식으로 여러 현안을 한데 묶어 한 번에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어느 한 사안에 대해 한쪽이 강하게 반대할 경우 모든 합의가 결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쟁점은 근로시간 단축 시기와 통상임금 범위뿐만 아니다. 정리해고 요건의 경우 기업경영의 자율성을 위해 완화해야 한다는 사용자 측과 무분별한 정리해고 남용으로 고용 안정성을 해치면 안 된다는 노동계가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갈등은 더욱 증폭되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리해고제도는 수시로 노동자를 일터에서 쫓아내는 도구로 남용되고 있다"며 "사전에 정리해고를 예방하고 노동자를 살리는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경영계와 노동계는 취업규칙 변경, 교사ㆍ공무원의 노동기본권 보장, 특수고용노동자 보호방안 등의 현안에 대해서도 정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7일 열리는 노사정 소위 비공식 회의에서 극적으로 합의안이 도출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확률은 낮아 보인다. 환노위 소위에서 풀지 못한 과제들은 앞으로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로 논의의 장을 옮기게 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노사정위에 불참하고 있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노사정위를 해체하고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노사정위가 순항한다는 보장도 없다"며 "이 때문에 해묵은 노동현안들이 계속해서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