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9년 상반기에 발행 예정인 고액권의 색상은 기존 지폐들과 한눈에 구별될 수 있도록 차별성 강한 색조가 채택된다.
13일 한국은행은 고액권의 초상인물과 보조소재가 사실상 결정됨에 따라 지폐의 최종 디자인과 색상을 연내에 확정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초 발행된 1,000원ㆍ1만원권 새 지폐의 색상이 같은 청색계열로 쉽게 구별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음에 따라 고액권은 기존 지폐들과 확연하게 구별되는 색상을 적용하는 데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
1만원권과 1,000원권은 색을 계통적으로 둥글게 배열한 10색상환표를 기준으로 할 때 3단계 정도 떨어져 있으나 같은 청색 계열이어서 야간에 구별이 쉽지 않다는 민원이 계속 제기돼왔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10만원권과 5만원권의 기본 색상은 초상인물 및 보조소재와 조화를 이루는 심미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하지만 색상 선택의 최우선 원칙으로 식별의 편리성을 고려하기로 했다”면서 “어두운 곳에서도 확실하게 구분되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1,000원권이 차가운 색(파랑), 5,000원권은 따뜻한 색(주황), 1만원권은 차가운 색(초록) 등으로 교차 색상체계를 채택하는 원칙은 그대로 유지된다. 5만원권은 따뜻한 색조, 10만원권은 차가운 색조의 범위 내에서 기존 지폐와 뚜렷하게 구별되도록 색상을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5만원권은 노랑 또는 빨강 계열, 10만원권은 회색 또는 은색 계열이 채택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1,000원권과 1만원권이 밤중에 쉽게 구별되지 않는 점에 대해 한은은 “앞으로 5~6년 후 위ㆍ변조 방지 기능을 보강하면서 주기적인 지폐 업그레이드 작업을 전개할 때 색상 교체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5만원권 초상인물로 신사임당이 채택됨에 따라 그의 아들인 율곡 이이가 초상인물인 5,000원권의 중복 문제, 5만원권의 보조소재인 매화그림이 1,000원권 앞면에도 보조소재로 활용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5~6년 후에는 1,000원권과 5,000원권의 초상인물과 색상ㆍ디자인 등이 대폭 교체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