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강남권 고가주택 '바닥 모를 폭락'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8억원 선마저 붕괴… "더 내리기 전에 팔아달라" 공포 확산

“드디어 8억원 선마저 무너졌습니다. 이 폭락이 어디까지 갈지 가늠조차 할 수 없습니다.”(서울 강남 대치동 B공인중개 관계자) 서울 강남권 고가주택이 바닥 모를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심리적 저지선이라던 9억원(105㎡형 기준)이 무너진 데 이어 8억원 선까지 붕괴되며 집값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형은 최근 7억8,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대치동 S공인중개의 한 관계자는 “대출이자 부담을 못 이긴 초급매물들의 호가가 더 내려가고 있다”며 “저층도 아닌 로얄층이 이렇게 낮은 가격에 나왔다는 점이 더 충격”이라고 전했다. 개포동 주공5단지 역시 ‘8억원 붕괴’에 합류했다. 5단지 102㎡형은 7억원에 급매물이 출현했다. 2006년 말 12억원에서 5억원 가까이 급락한 가격이다. 개포주공 7단지 102㎡형도 8억원을 끝내 지키지 못하고 7억8,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와 있다. 8억원의 마지노선을 아슬아슬하게 지키고 있는 다른 매물들의 추가 하락도 가능하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5단지 인근 W공인 관계자는 “8억원 선에 걸쳐 있는 다른 매물들도 ‘네고(가격흥정)’가 가능하다”며 “현금으로 열흘 안에 집값을 치르는 조건이라면 어떤 매물이든 5,000만원 정도까지도 더 깎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강남의 또 다른 랜드마크격 아파트인 도곡동 렉슬도 가격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렉슬 85㎡형은 불과 2년여 전보다 2억3,000만원 떨어진 6억7,000만원에 급매물이 나타났다. 도곡동 Y공인의 한 관계자는 “중대형에 이어 중소형까지 급매물 가격파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 폭탄이 휩쓸고 간 잠실도 사정은 비슷해 13억5,000만원 선에서 거래되던 잠실5단지 112㎡형은 급매물 기준 9억원까지 떨어졌다. 인근 가락시영도 사정은 비슷해 최고가 기준 3억~4억원 떨어진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강남권 고가주택 폭락은 당분간 계속되리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강남의 경우 투기지역 해제 수혜도 입지 못해 ‘소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데다 대출금리 압박으로 급매물 출현에 가속도가 붙고 있기 때문이다. 전셋값마저 폭락해 전세를 끼고 구입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는 점도 장애물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은 “기준금리마저 내린 정부의 대책도 전혀 효과가 없는 최악의 상황”이라며 “강남권의 집값은 적어도 1년간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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