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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9월 21일] 親명품 사회의 그늘

SetSectionName(); [동십자각/9월 21일] 親명품 사회의 그늘 박현욱 (생활산업부 차장) 짝퉁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열등재(劣等財)에 속한다. 소득이 많아져 진짜를 살 만한 여유가 생기면 쳐다보지도 않을 물건들이다. 짝퉁도 등급에 따라서는 수십만원을 호가한다. 가짜지만 진짜 브랜드 가치만큼 시장에서 통하기 때문이다. 최근 유통가에는 국내 굴지의 몇몇 백화점들이 수도권과 지방 점포에서 해외 명품브랜드의 입점 수수료를 면제해줬다는 풍문이 나돌았다. 국내 입점 업체들이 꼬박꼬박 내는 자릿세를 명품이라는 이유만으로 3분1 정도만 내거나 아예 내지 않는다는 소문은 진위 여부를 떠나 '명품 권하는' 우리 사회의 일면을 드러내면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친(親)명품사회를 부정하기는 힘들다. 유통학계의 한 분석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의 명품 판매액은 지난 2004년 6월 이후 현재까지 63개월 연속 성장하고 있다. 명품 구색의 차이가 백화점 매출로 극명하게 드러날 정도다. 하지만 국내에서 명품 가격이 일본ㆍ홍콩 등에서 팔리는 같은 제품들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경우가 허다하고 국내에는 변변한 직영 수선점조차 없이 물건 파는 데만 열을 올리는 것을 보면서도 '명(품)불허전(名不虛傳)'만을 되뇔 수는 없다. 해외 명품업체들이 국내 소비자를 '봉'쯤으로 여기는 태도나 불황 속에서도 수천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명품들의 한해 기부금이 불과 몇백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사회적 책임에는 소홀한 점도 덮어버리기 어렵다. 명품에 대한 집착은 전세계적으로 공통된 소비행태다. 이 같은 소비행태를 무시하고 국내 패션업체들 위상을 당장 명품만큼 끌어올리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억지다. 하지만 국내 브랜드가 백화점 매장 등에서 명품에게 무조건 자리를 내주고 일방적인 차별을 받는 행태가 지속되면 결과적으로 소비시장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 게임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당국의 적절한 관리감독도 필요하다. 그것이 소비자에게도 득이 된다. 김치 맛을 제대로 내게 하는 김장독 안의 김칫돌과 같이 적당한 통제와 규제는 국내 명품시장을 한 단계 성숙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기 때문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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